“李통일은 국회만 오면 거짓말”…“그말 취소하라”

5일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속 의원들은 지난주 열린 남북장관급회담을 두고 정부 태도를 강하게 몰아 부쳤다. 그러나 정당별로 이유는 각각이었다.

한나라당은 남북장관급회담이 사실상 결렬된 데는 정부가 이전 회담에서 쌀을 지원해주겠다는 ‘이면 합의’를 해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면 합의 이행을 요구하면서 다른 합의를 거부했기 때문에 회담이 결렬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이재정 장관이 회담기간 중 국정원장이 배석한 상태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면담한 것은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공세를 취했다.

이 와중에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이 장관에게 북한과의 ‘이면 합의’ 여부를 따지면서 ‘거짓말만 한다’는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자 이 장관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재정 통일 장관이 지난번 장관급회담에서 쌀을 무조건 지원하기로 이면합의 했기 때문에 북한이 이를 빌미로 대화를 거부한 것 아니냐”면서 “이 장관은 이면 합의를 해놓고 안했다고 한다. 국회만 오면 거짓말을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흥분된 표정으로 “언제 그렇게(이면합의 관련) 이야기 했나. 국회에서 그렇게 말하면 되나. 말씀을 취소해 달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 장관의 시정 요구해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막무가내로 이 장관을 몰아부쳤다. 김 의원은 “국민들에게 솔직히 이야기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과 장관이 왔다갔다 하는데 제대로 해야 한다”고 따졌다.

이어 “왜 장관이 북측에 ‘저자세’로 일관했냐”고 말하자, 이 장관은 “북측에 쌀을 못준다고 미안하다 말한 바 없으며, (회담을 마치고 북측 대표단 배웅하는 과정에서) 권호웅 단장에게 창문을 열어달라고도 말한 바 없다”고 대꾸했다.

이 장관은 “저자세로 일관했다는 (언론의) 평가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신문에 나온 것은 명백한 오보다”며 “회담 내내 통일부 장관으로서 한번도 비굴한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쌀과 비료 등 인도적 지원을 2.13 합의 이행과 연계하면 남북관계가 경색될 수 있다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성 의원은 “쌀 지원의 경우 이 장관은 어떤 형태로든 문제를 풀려고 점진적 해법을 추진했지만 노 대통령이 ‘원칙 고수’를 주장해 회담이 결렬된 것 아니냐”면서 “쌀 문제와 2·13합의 이행을 연계하지 않을 것처럼 했다가 나중에는 실제로 연계하는 등 참여정부 대북 정책의 전략적 기조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도 “인도적인 쌀 지원을 2.13합의 이행과 연계시킴으로써 노무현 정부는 자신들이 비판해온 한나라당과 같은 상호주의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여야 의원들은 장관급 회담 기간 중 중앙일보 취재 지원 철회 조치에 대해 신중하지 못한 처신이었다며 이 장관을 질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