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16일 정부가 김정일 유고 등 북한 급변상황에 대한 대응책 논의를 금기시 하는 것은 지난 좌파 정부와 다를 바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열린 당직자 회의에서 “지난주 국회 상임위에서 통일부 장관을 불러 업무보고를 들었지만 대응책에 대해 성의 있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며 “현 보수정권이 미국과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비상사태 시 대응책을 논하는 것과 국회에 이를 보고하는 것을 금기시한다면 이전 좌파정부와 다를 게 뭐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어 “정부는 이런 태도를 버리고 확실하게 국회에 나와 정부가 가진 비상대책이 무엇이 있는지 실제로 그것을 어떻게 작동할 지 보고해야 한다”며 “만약 이것을 안 하고 사태가 어렵게 되면 우리는 국정조사를 요구해서라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북한의 중앙집권 지도체제의 통제력이 약화되거나 상실됐을 때, 북한의 난민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등을 손 놓고 구경만 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중국이 경제적으로 북한을 예속하다시피 하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가 미국과 사전 공조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유고’사태 이후 북한의 변화에 대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관심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반면, 해외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며 “우리도 나름의 비상대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