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위기관리시스템’ 문제…판단능력 중대한 결함”

나흘째를 맞고 있는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과 관련, 정치권은 북한의 조속한 진상조사 협조를 촉구하는 한편, 이명박 정부의 위기대처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나라당 김대은 부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 “북한은 금강산 총격사건과 관련해 말로는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정작 현장조사를 거부하고 있고, 책임을 남측으로 떠넘기면서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며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북한의 쌩떼 부리기식의 막무가내 행동은 국제사회에서 비난의 대상의 될 뿐”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생사가 걸린 사지를 허술하게 방치해놓고 비무장한 관광객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것은 2004년 체결한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지구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를 위반한 것”이라며 “북한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인식해 남북 합동조사반을 편성하고 정확한 진상규명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북한은 이에 대해 즉각 사죄하고 사건 전말에 대한 철저한 진상파악에 협조해야 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며 “이 문제로 인해 더 이상 남북관계가 경색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이번에 청와대에서 사건 발생 보고를 받은 지 두 시간이 넘어서야 대통령에게 보고되었다는 점에서 과연 위기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 이 정부는 NSC와 같은 위기 대응팀이 아주 축소되어 청와대에 존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시 한번 점검을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북한 당국이 합동조사를 거부하고 되레 우리에게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한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북한은 이런저런 조건과 이유를 달지 말고 진상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대표는 또한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에 문제가 있다”며 “가뜩이나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얼어 붙어 있었는데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서 이 문제도 빨리 사태를 수습하고 남북관계도 정상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김창수 대변인은 이날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북한에 ‘남북정치회담’을 제안한 것과 연관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남북 경색 국면에서 그런 제안을 한다는 게 과연 온전한 판단인 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소식을 알고도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이를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대통령이 그런 사건을 보고 받고도 대북연설을 한 것은 잘못”이라며 “우리 국회의원들은 그런 것도 모르고 남북관계 돌파구를 연다고 해서 박수도 치고 그랬는데 지금 생각하면 우롱당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대통령의 종합적 판단능력에 문제가 있고 청와대 보좌진 누구 한 사람도 건의해서 말리지 않고 그냥 연설을 감행했다는 것은 이 정권의 사태 판단 능력과 종합판단능력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은 “사실을 왜곡해 사태를 다르게 증폭시킴으로써 남북관계 전반에 의도적 어려움을 조성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종북주의’ 논란으로 갈라섰던 진보신당은 “북측이 남측 조사단 파견 요청 전통문 수신 자체를 거부한 것은 무책임하고 독선적”이라고 북측 태도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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