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NSC서 “현대아산 책임도 점검”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왜곡 기도 등에 따른 종합대책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있어 헌법상 외교.안보 분야 최고 자문기구인 NSC를 소집했다는 것 자체가 이 두 사건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이 발생한 지 8일째이지만 북한은 여전히 ‘남측 책임론’을 주장하면서 ‘공동조사’를 거부하고 있고, 정부차원의 진상규명도 지지부진해 정부의 대처능력에 대한 비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건 발생 일주일이 넘어서야 소집한 것에 대한 ‘뒷북’ 논란도 제기된다.

이날 이 대통령은 “철저한 진상조사 뿐 아니라 향후 재발방지책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현대아산의 책임소재에 대해서도 종합점검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NSC에서는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과 관련, ‘확실한 재발방지 및 신변 안전보장이 없는 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책임 있는 사과와 공동조사를 통한 진상규명 요구와 관철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현재 북한이 계속 공동조사를 거부할 경우에 따른 대책으로 국제공조를 통한 대북압박, 개성관광 중단 등의 후속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선 그런 방안들에 대한 논의와 함께 강행시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 등에 대한 종합 검토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공조를 통해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방안은 우선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의 협조를 구하는 것이 유효하다는 인식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북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절차 중인 미국과 베이징 올림픽에 집중하고 있는 중국이 선뜻 나서줄지는 의문이다.

이에 따라 개성관광 중단 여부가 주목된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직접 금강산 관광을 담당하는 민간 사업체인 현대아산의 ‘책임’을 언급하고 나선 것은 사실상 개성관광까지 중단해야 한다는 압박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정부가 직접 민간사업체의 교류사업에 ‘중단’을 요구하는 데 부담이 있기 때문에 ‘책임’을 물어 자연스럽게 중단을 요구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교안보시스템 정비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이 청와대에 보고된 지 1시간 50분이 지나서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사건 발생 11시간 만에 ‘금강산 관광 중단’ 등을 발표하는 등 청와대 위기관리시스템에 허점을 노출했던 만큼 그에 대한 개선책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의 중등교과서 독도 영유권 명기 강행 문제 역시 “영토주권에 관한 것으로,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강경기조를 재확인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일회성이 아니라 전략적 관점에서 장기적 대책을 세워 치밀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전략적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한승수 총리와 유명환 외교장관, 김하중 통일장관, 이상희 국방장관, 김성호 국정원장, 조중표 총리실장,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정정길 대통령실장,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이동관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유명환 장관의 경우 필리핀 출장을 이유로 회의 초반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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