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3박 4일간 중국 베이징(北京)과 칭다오(靑島)를 국빈 방문하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중국 방문을 통해 양국간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켜 ‘미래지향적 한중관계’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공고히 하기 위한 다양한 일정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창조적 실용주의 외교에 걸맞게 에너지와 환경, 과학기술, 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후진타오 주석 외에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정부 주요 인사들과도 만날 계획”이라며 “우리 정부의 대외정책에 대한 중국 측의 이해와 지지를 확인하고, 6자회담 등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간 긴밀한 협조관계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중 양국은 ▲정상외교 활성화 ▲각급 대화체제 강화 ▲기타 정무 현안 ▲경제 협력 ▲에너지·환경 협력 ▲북핵문제 ▲ 동북아 지역 및 국제무대 협력 강화 방안 등을 중심으로 의제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중국 방문에서 한국 정부의 변화한 대북정책 방향을 중국 측에 설명하고, 이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핵 폐기 과정에 따른 경제 지원 플랜(plan)이 담긴 ‘비핵·개방·3000’의 기조에 대해서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6자회담을 통해 북한 핵 폐기를 유도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위해 중국 측이 적극적인 협조에 나서달라는 메시지도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신상진 광운대 중국학과 교수는 13일 ‘데일리엔케이’와의 통화에서 “이명박 정부는 출범 이후 이전 노무현 정부 때보다 대북 강경기조를 구사하며 결과적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말았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중국의 입장에서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에 의구심과 우려를 갖고 있을 것이고, 이에 대한 설명을 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그런 측면에서 이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비핵·개방·3000’은 북한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남북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침체된 북한 경제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려는 정책이란 것을 설명함으로써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입장에서도 북한의 비핵화는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며, 북한의 개혁개방 문제도 동의는 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초기부터 ‘한미동맹’ 강화를 우선시하고 남북관계 경색을 지속시키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7일 베이징에 도착하는 이 대통령은 공식 환영회 직후 곧바로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28일에는 기초과학 시설을 방문하고, 한중 경제인 주최 행사에서 연설을 하며, 29일에는 북경대학 연설을 마친 후 칭다오로 이동, 산동성에 진출한 우리 중소기업 대표 초청 리셉션을 갖는다.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칭다오 지역 기업을 시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