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햇볕 불신 쏟아내…대북압박 강화 예고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 대한 대국민 담화에서 북한의 이번 연평도 공격을 ‘반인륜적 범죄’로 규정하고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해서도 물러서지 않고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대북 강경대응 의지를 단호히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민간인을 향해 군사공격을 하는 것은 전시에도 엄격히 금지되는 반인륜적 범죄”라면서 “포탄이 떨어진 불과 십여미터 옆은 학생들이 수업을 하던 곳이다. 북한 정권의 잔혹함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 용기만이 ‘진정한 평화’를 가져온다”면서 “앞으로 북한의 도발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폭침 당시에는 진실 규명에, 연평도 공격 초기 대응에는 사태 관리에 초점을 뒀다. 그러나 대응 미흡이 오히려 도발의 빌미를 줬다는 비판 여론이 일면서 향후 대응에는 가시적인 보복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국민들에게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대국민 담화에서는 도발 방지를 위한 ‘적극적 억제’와 도발시 즉각적인 ‘자위권 발동’을 내세웠지만 이번 연설에서는 무엇보다 강력한 응징을 강조했다. 위협과 도발에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 용기만이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군사보복을 통한 대북 억지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이명박 대통령은 구체적인 추가 제재 방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확실히 하겠다”라며 국방개혁과 서해 5도 사수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일 때”라고 강조해 서해 한미연합 훈련에 이어 유엔안보리 결의 추진 등의 제재 수순을 밟아갈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대국민 담화에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 안보적 관점에서 북한의 변화를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어졌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아웅산 테러, KAL기 폭파, 핵개발 사례 등을 언급하며 “지난 20년여년 간 우리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고, 인도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핵개발과 천안함 폭침에 이은 연평도 포격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는 것을 알게됐다”면서 “더 이상의 인내와 관용은 더 큰 도발만을 키운다는 것을 우리 국민은 분명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북한 스스로 군사모험주의와 핵포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공개 선언한 것은 도발에 대한 대응 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대북 기조가 공세적으로 변모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대북지원 성격을 갖는 ‘금강산 관광’ 같은 경협이나 교류 사업은 더욱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북한 정권을 옹호해 온 사람들도 이제 북의 진면모를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굴욕적 평화는 더 큰 화를 불러온다”고 말한 부분은 일부에서 제기하는 ‘대화를 통해 북 위협 수위를 감소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일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동안 이 대통령은 기회가 날 때마다 ‘북한 정권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기대를 계속 피력해왔고 청와대 참모진에서는 정상회담 등을 통해 남북관계 전환을 모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화와 협력을 통한 북 변화’라는 햇볕정책에 강한 불신을 표출한 이상 이 대통령 재임기간에는 유화적 대북접근을 찾아보기 힘들 가능성이 커졌다.   


이 대통령은 향후 북한 도발에 대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대응의지와 함께 국민의 단합된 모습, 국제사회의 지지가 필요다는 점을 강조하고, 담화 후반부 상당부분을 국민들의 지지와 단결을 호소하는 데 할애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시작 부분에서는 정부의 초기 대응 미숙에 대해 국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했다. 그는 “연평도 도발에 대한 대응과정에 국민 여러분의 실망이 컸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이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이 파괴된 것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설 말미에는 “천안함 폭침 때 국론이 분열되었던 것과는 달리 국민의 단합된 모습 앞에서는 북한의 어떠한 분열 책동도 발붙이지 못할 것”이라며 “하나 된 국민이 최강의 안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