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한일관계 주춤하는 일 없었으면”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간 24일 첫 베이징(北京) 정상회담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세계적 금융위기 속에서 지난 7월 일본의 중등교과서 해설서 독도영유권 명기 강행 이후 중단된 양국 관계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는 두 정상의 공통된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 대통령과 아소 총리는 회담장에서 반갑게 악수를 하고 사진기자들을 위해 두 차례 포즈를 취한 뒤 본격적인 회담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아소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고, 지난번 제 취임식에도 참석해 준 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면서 “아소 총리께서 한일의원 연맹에서 일하시고 외무대신 때도 양국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양국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굳건하게 유지, 발전시키는데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소 총리는 “2년동안 외무대신으로 있을 때 한국을 4번 방문하고 외무장관 회의를 11번 했다”고 말한 뒤 배석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거론하며 “양국관계가 어려울 때 한국 관계자들이 많이 노력을 해 줬는데 일본 총리로서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비공개 회담에서 아소 총리는 “한일 양국이 이른바 시장경제와 인권 등 중요한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고 그래서 한국이 일본에도 매우 중요한 나라”라고 말했고,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양국관계가 주춤한 일이 있었지만 뒤로 후퇴한 일은 없었다. 앞으로는 주춤한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아소 총리는 또 “한일관계를 성숙한 파트너십이라고 표현하고 싶고 이 같은 지평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양국간 문제뿐 아니라 지역문제 등에 대해서는 정상끼리 언제든지 수시로 전화를 주고받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북핵문제와 관련해 양 정상은 한미일 3국간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을 표시했고, 특히 이 대통령은 “6자회담의 틀 내에서 한미일 3국간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미간 핵검증 합의 및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일본이 대북에너지 지원에 동참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데다 검증의정서 채택에 반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은 한일 양국이 지난 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 경험을 공유하고 있고, 이 경험을 토대 삼아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 손잡고 나가야 한다는 공조 의지도 다시 한번 다졌다고 이 대변인은 설명했다.

양 정상은 아울러 의원외교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상들 뿐 아니라 의원들과 관계 장관들도 수시로 만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아소 총리는 “양국간 의원외교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관계구축에 있어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아소 총리는 이날 한일 셔틀외교가 복원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 대통령은 “원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가 방한하기로 돼 있었는데 갑작스런 사임으로 불발됐다”며 아소 전 총리의 방한을 초청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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