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잇단 대북 `유화메시지’

이명박 대통령이 잇달아 대북 ‘유화적 메시지’를 내 놓고 있어 그 배경과 북한의 반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현지시간 18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반도 전문가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대화를 해야 할 상대”라면서 “남한과 북한은 실질적인 대화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방미 직전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정일 위원장에게 한반도의 참된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힘써보자고 말하고 싶다”면서 “김 위원장은 이런 발전적 관계 형성을 위해 매우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또 17일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는 서울과 평양에 각각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전격 제안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3일과 15일에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발언을 거푸 했고 인도적 대북지원 의사도 최근 발언 기회가 있을 때 마다 표명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계속 북한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겠다고 해왔기에 최근 발언들은 사실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 방문을 전후로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는 발언의 빈도가 높아졌고 이전보다 강한 의지를 비치고 있다는 것이 관측통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대통령이 최근 잇달아 유화적인 대북 메시지를 내고 있는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선 남북관계를 본격적으로 풀어가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비핵.개방 3000’을 핵으로 하는 대북정책을 대선 공약으로 내 걸었고 이제 총선이 여당의 과반 의석 확보로 끝나면서 정치적 운신의 폭을 넓히게 된 만큼 실질적으로 남북관계를 풀어 가려는 노력을 본격화할 때라는 판단 하에 유화적 발언으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외 환경 요인도 감안했다는 시각이 있다.

‘북.미 싱가포르 회동’으로 비핵화 과정에 진전이 이뤄지는 것은 물론 북의 핵 신고 시점에 맞춰 미 행정부가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결정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북.미 관계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다.

연초 대통령이 한.미, 남북, 북.미 관계의 병행 발전을 목표로 제시한 상황에서 북한이 대미 관계 개선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남한과는 거리를 두는 이른 바 ‘통미봉남’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남북관계를 신속히 정상궤도에 올려 놓아야할 필요를 느낀 데 따른 행보라는 얘기다.

하지만 대통령의 이 같은 움직임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고 단시간에 남북관계를 제 궤도에 올려 놓는 성과로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이미 이명박 정부에 대한 입장을 공식화하고 노동신문 같은 매체를 통해 주민들에게 그 입장을 본격적으로 알리고 있는 만큼 북한의 체제 경직성을 감안할때 단기간에 남한이 내민 손을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또 이 대통령이 대화를 제의하는 한편으로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남북관계의 과거 관행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 또한 남북관계가 단기간에 풀리기 어렵다고 예상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자신이 내세운 대북 정책의 ‘원칙’에 입각한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의지는 ‘위협적인 발언 때문에 북한을 도와주고 협상하는 것은 앞으로 없다’는 지난 15일 발언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하지만 북한이 직면한 대외 환경도 1990년대와 많이 달라진 만큼 현재의 신경전 국면을 넘어 중.장기적으로는 이명박 정부와의 협력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점차 힘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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