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연일 ‘남북관계 정상화’ 발언 속에는…

이명박 대통령은 당분간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북한에 선물 보따리를 따로 준비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14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일 중에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이 천안함 문제에 대해 사과할 것 같지 않다”면서 “버티면 버틸 수록 북한이 손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남북이) 정상적 관계가 아닌데 거기에서 (남북관계) 개선은 임시방편”이라면서 “좀 퍼주면 좀 조용하다가 또 시끄럽고, 또 좀 도우면 조용하다가 다시 시끄럽고 해서 되겠냐”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남북관계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남북관계 경색은 그저 현상일 뿐이다. 정작 비정상적인 것은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고 올해 천안함 사태까지 저지르고도 남한에 대북지원과 교류협력 사업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상화G20 정상회의 당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서도 ‘정상적인 남북관계’를 위한 중국의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는 6자회담 재개 전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전제 조건에 의견을 같이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섬뜻할 공산이 크다. 북한은 최근 대승호 송환에 이어 이산가족 상봉 카드까지 꺼내 남측에 유화 메시지를 보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을 통해 6자회담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그만큼 남측의 태도를 누그러 뜨리는 데 애를 썼건만 돌아온 것은 5.24조치는 여전히 유효하며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북한의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답변이다. 


그 동안 국내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천안함 문제는 이 정도에서 덮어두자는 의견이 많아졌다. 실제 사과할 가능성도 없는데 천안함에 발목 잡히면 정작 남북관계는 개점 휴업 상태로 두게 된다는 것이다. 경제협력이며 인도적 지원, 이산가족 상봉 문제부터 풀어가자는 주장이다. 


정부도 국민의 지지가 낮은 천안함 문제에 계속 묶여 있기에는 부담이 클 것이다. 특히 이산상봉처럼 하루가 급한 사안에 대해서 느끼는 압박감은 무시하기 어렵다. 그러나 당분간은 남북 현안 때문에 남북관계 정상화라는 큰 틀을 흔들 수 없다는 입장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국정 후반기에도 남북관계에서는 원칙을 택했다. 야당은 이명박 정부를 남북대결 정권으로 몰아 세울 것이고 국민들도 대북 유화론이 점점 우세해질 가능성이 크다.


대북 강경책도 현재의 북한을 상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핵실험을 하고 천안함이 폭침 당해도 시간이 지나면 잊고 평화에 대한 대가를 더 올려주는 과오를 반복할 수도 없다. 물론 천안함은 천안함으로만 보상 받는다는 고집을 부리라는 것은 아니다.


일단 정부가 대북정책의 일관성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천안함 문제와 북한 핵문제의 의미있는 진전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자중지란은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 대통령 말마따나 북한이 특정한 정치세력에 기대를 걸고 ‘기다리면 남조선은 고개 숙이고 들어온다’는 허망한 기대를 품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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