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안정된 일자리 파업 이해 안 돼”

철도노조 파업이 2일로 일주일째를 맞았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의 불편이 가중되고, 화물수송이 차질을 빚고 있지만 철도공사와 노조측의 갈등은 좀체 해소될 기미가 없다.


지난 달 28일 열린 공공기관 워크숍에서 ‘공공기관 선진화’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철도파업과 관련해 “적당히 타협하고 가선 안 된다”며 강경대응을 주문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직접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서울본부 비상상황실을 찾아 상황을 점검,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을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 젊은이들도 일자리가 없어 고통 받고 있는데, 안정적으로 일자리를 보장받고도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특히 “법이 준수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 같은 일은 반복될 것”이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철도노조 파업이 ‘불법’임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어렵고, 경제 회복을 위해 모든 나라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점”이라면서 “철도적자가 누적되고 있고 서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는 파업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는 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공공기관 선진화’와 ‘노사관계 선진화’를 주창하며 이미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철도공사를 비롯해 발전 5개사와 가스공사, 노동연구원 등을 압박하고 있다. 법과 원칙을 지키며 노조의 ‘불법파업’엔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다.


1일엔 ‘담화문’을 전격 발표, 철도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 방침을 밝혔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철도노조의 무기한 전면 파업은 경제 회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무책임한 행위”라며 “불법 파업을 철회하고 현업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법과 원칙을 지키려고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에 대해 국민들의 인내와 협조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철도공사 측은 4400여 명의 대체인력을 투입, 출근길 수도권 전철과 KTX, 통근열차는 정상 운행할 방침이지만, 투입된 대체인력의 운행 미숙으로 시민들의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는 철도 운행률이 60%가량에 그쳐 시민들의 불편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또 철도공사는 화물열차의 운행률을 최대한 높여 수출입 컨테이너 등 적체된 산업용 화물 수송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지만, 평소의 1/4 수준의 운행률과 화물연대의 대체수송 거부 등이 겹쳐 물류 수송차질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김기태 위원장 등 철도노조 집행부 15명에 대한 체포에 나서는 한편 1일 노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불법파업 주도 혐의를 확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는 대체인력 대거 투입은 단체협약 위반이며 합법적 파업에 대해 조합원을 직위해제했다는 이유로 허준영 코레일 사장과 60여명의 간부를 고소 고발했다. 사측을 상대로 노조가 수십 명을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철도노조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정치권의 입장차도 극명하게 갈렸다. 한나라당은 철도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공공기관의 선진화’를 강조한 반면, 민주당은 정부가 노조의 파업을 부추기고 있다면 정부의 강경대응을 비판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이번 파업은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적법한 파업이 아니라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반대하고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등의 전형적 불법 파업”이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철도공사는 매년 6천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만성적자 공기업으로, 공기업 선진화로 철도공사 부실을 줄여나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고 정부의 책무”라며 “철도노조는 국민의 발목을 잡는 파업을 즉시 중단하고 본연의 임무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반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철도파업과 관련, “갈등을 치유하고 협력하게 하는 것이 정부지,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정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파업을 유도했다. 이런 정권은 처음”이라며 “야당과 노조,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모는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함을 경고하면서 제발 국민 좀 편하게 둬 달라”고 소리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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