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북핵문제 중-러 협력 긴요”

이명박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만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방미의 마지막 일정으로 워싱턴 블레어하우스에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등 한반도 전문가들과 오찬간담회를 함께 한 자리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핵 포기 결심을 이끄는데 적극적으로 협력하도록 만드는 것이 긴요하다”며 “그 기초는 한미동맹과 공고한 한·미·일 공조”라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노력도 중요하겠으나 어려움이 있더라도 (북한을 뺀 6자회담 참가국) 5개 나라가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한 일치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해 전날 한미정상회담에서 5자회담을 염두해 둔 5자협력 필요성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측 참석자들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김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간담회의 사회를 맡은 존 햄리 전 국방부 부장관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보다 한단계 격상된 한미동맹을 축하하고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해진 한미공조를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고 평가했다.

간담회에는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비롯해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 제임스 슐레진저 전 국방 장관, 즈비그네브 브레진스키 전 국가안보 보좌관, 칼라 힐스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등 간접적으로 미국의 대(對) 한반도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인사들이 참석했다.

앞서 이날 이 대통령은 조지워싱턴대에서 ‘공공서비스 분야’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 받고 가진 연설에서 “우리 국민은 북한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평화를 위한 노력도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도 한반도에서의 핵은 용납될 수 없다”며 “북한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나와야 하며 핵을 포기하는 것이 핵을 갖고 있는 것보다 더욱 이로운 일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북한의 선택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화해와 협력의 마당으로 나온다면 대한민국은 물론 모든 나라들이 도울 것”이라며 “최근 유엔 안보리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1874호 결의 역시 이를 위한 모든 참가국들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중러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이 이른 시일 내에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양국 정상은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회담을 하고 한반도 긴장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하지만, 성명에 북한을 자극할 만한 언어나 북한 문제와 관련한 새로운 제안을 넣지는 않았다고 이타르 타스 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