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명목상 국가원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8일 열리는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명박 대통령과의 만남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김영남 위원장은 북한 헌법상 수반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다음의 ‘2인자’로 적잖은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1일 “김영남 위원장이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다해도 이를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남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회동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 김영남 위원장이 모두 올림픽 주경기장 귀빈석에 자리할 것으로 보여 계획되지 않은 돌발적인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외교부와 통일부 등은 다양한 상황을 염두에 둔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강산 피살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냉각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악수 여부나 표정 관리 등 어찌보면 사소한 부분까지도 사전에 면밀히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부 당국자는 “개인적인 생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김영남 위원장을 굳이 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연스럽게 행동하는게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당국자는 “금강산 피살사건으로 대북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영남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면을 껄끄럽게 여겨 알아서 마주칠 여지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영남 위원장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접촉 가능성도 관심이다.
특히 김영남 위원장은 정통 외교관료 출신으로, 외국 인사들이 평양을 찾을 때 자주 접견하고 영어에도 능통해 부시 대통령과의 대면을 어색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남이 성사되면 2000년 10월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인민군 차수)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과 회담한 이후 최고위급 접촉이다.
외교 소식통은 “김영남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이나 부시 대통령과 만남을 가진다해도 실질적인 부분에 대해 대화를 나눌 기회는 없을 것으로 보여 남북관계나 북미관계에 큰 영향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