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리더십 위기, ‘통찰력 부족’이 원인”

▲ 16일 한반도선진화재단은 ‘위기의 한국, 진단과 처방 :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나’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데일리NK

취임 3개월이 채 안되어 위기에 빠진 이명박 정부의 국정 난맥상은 결국 대통령 리더십의 위기로서, 대통령이 본질을 꿰뚫어 보는 능력 즉, ‘통찰력 부족’이 낳은 결과라는 진단이 제기됐다.

윤여준 전 한나라당 의원은 16일 서울 충무빌딩에서 열린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나’ 세미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과 통찰력’이란 발표에서 “신뢰가 따르지 않는 권력은 무력(無力)한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원인은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갖춰야 할 최고의 자질이자 덕목인 통찰력이 부족한데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위기를 진단했다.

이날 윤 전 의원은 이대통령의 리더십중 크게 시대 인식, 국정 비전, 정치에 대한 이해력 등에 대해 평가했다.

그는 먼저 “영국 보수당도 지금은 경제중심적 정치에서 가족과 이웃, 협력, 연대를 중시하는 사회중심적 정치로 옮겨가는 것이 얘기되고 있다”며 “우리의 민주주의도 자율, 분권, 교감, 소통, 연대 등 절차적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더 높은 민주적 가치를 추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사회구조의 변화와 국민의식의 진화를 경시하는 것 같다”며 “일방적 정책결정과 국민과의 소통부족은 국민들에게 ‘오만’으로 비쳐지면서 쇠고기 협상을 계기로 거리의 정치, 광장의 정치를 부활시키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또 국정 비전과 관련, “이대통령은 금년을 선진화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했지만, 선진화의 구체 내용이나 실천적 추진전략 등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적이 없다”며 “미래에 대한 설계로 국민에게 동기부여를 해 신나게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경제살리기, 성장과 시장이라는 키워드로 당선된 후 여기에 뒤따른 정책들은 친기업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불평등한 사회관계를 확대 재생산 할 것이라는 우려를 대중에게 안겨 주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대통령의 정치에 대한 이해력 부족도 지적했는데, “지금은 권력이 설득의 능력에서 나오는 시대”라며 “대통령은 최고의 정치적 존재로 국정과제를 제시하고 정당과 국회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바로 정치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했고, ‘여의도식 정치’를 낭비와 비효율로 치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하대 김용호 교수는 “이번 촛불시위에서 나타난 ‘反이명박 운동’은 대선에서 패배한 정치세력이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해서 전개된 것”이라고 진단하고 “이런 현상은 김대중 정부시절 JP(김종필)를 6개월 동안 비준처리하지 않은 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이유로 탄핵했던 일 등과 더불어 1998년 이래 대선에 패배한 정치세력의 불복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명박 정부의 권력기반의 취약성에 대해 이 교수는 “김대중 정부시절에는 민화협, 제2건국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를 만들어 학자와 전문가들을 참여시킴으로써 권력 기반을 마련했고, 노무현 정부도 수많은 위원회를 만들어 자기 세력을 늘였으나, 이명박 정부는 자기 세력을 늘이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민들이 시민단체나 언론의 비판과 동원에 쉽게 동조하는 ‘쏠림 현상’이 자주 발생하여 국정 운영의 어려움이 발생했고, 당분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황성돈(한국외대) 교수는 ‘대통령이 지켜야 할 7가지와 삼가야 할 7가지’를 제언, 눈길을 끌었다.

황교수는 대통령이 지켜야 할 7가지로 1) 역사와 대화하라 2) 국민에게 정직 겸손하고, 검약과 검소의 리더십을 보이라 3) 관용과 포용,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라 4) 집중과 선택, 분권의 리더십을 발휘하라 5) 경제살리기에 진력하되, 중산층과 서민 대중의 경제살리기에 초점을 맞추라 6)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의 기본질서를 지키는 법치주의를 세우는 것이 최고의 사명임을 잊지 말라 7) 나라의 근간과 관련된 핵심 개혁 과제들을 확실히 추진하라 등을 제시했다.

또 삼가야 할 7가지로 1) 국가 경영을 기업의 사업프로젝트 추진하듯이 간단히 생각하지 마라, 2) 과거의 성공의 덫에 걸려서는 안된다 3) 반시장적인 인기 영합 정책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4) 개헌과 운하에 올인하지 말라 5) 대북정책, 절대 조급해 하지 말라 6) 집권공신을 국제개혁과 국정운영의 대신(大臣)으로 쓰지 말라 7) 측근들의 도덕적 해이를 추호도 용납하지 말라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