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북발언 의미와 전망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뉴욕서 가진 동포들과의 대화에서 그간 밝혀온 대북 정책의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을 향해 강.온 양면의 메시지를 보냈다.

북에 조건없이 인도적 지원을 할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당분간 남북관계가 진통을 겪더라도 정부의 대북정책을 흔들려는 북한의 압박에 동요하지 않을 것임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우선 이 대통령은 13일에 이어 또 한번 “남북관계는 특수한 관계”라고 언급한 뒤 “북한에 대해 인도주의적으로 도움을 주는데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해 북한의 요구가 있을 경우 쌀.비료 지원과 관련한 대화에 나설 의사가 있음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무장하는 입장에서 남북 간에 불편한 점이 있다”면서 “핵을 폐기하면 북한이 위협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주도해서 북한이 경제적으로 자립하도록 돕겠다는 적극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며 비핵.개방 3000 구상에 대한 북의 인식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비핵.개방’이라는 전제가 붙긴 했지만 `10년 안에 1인당 국민소득 3천달러가 되도록 하겠다’는 `3000′ 부분의 진정성을 북이 이해하길 기대하는 메시지가 담겼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어 지난 달 말부터 이뤄진 북한의 대남 강경 발언과 도발적 행동에 대해 “그 문제로 남북관계가 악화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과거와 달리 위협적인 발언 때문에 북한을 도와주고 협상하는 것은 앞으로 없다”고 못박았다.

이 대목에서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남북관계를 조기에 정상궤도에 올리기 위해 무리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을 지원하면서도 때로 북한에 끌려가는 듯 보였던 과거 남북관계의 관행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는 곧 북한이 지금처럼 남한의 대북정책을 격렬히 비난하며 남측 대북정책을 흔들려 하는 상황에서 북한을 향해 먼저 당국간 대화를 제의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기도 하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최근 잇달아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언급하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은 어쨌든 남북관계를 긍정적으로 풀어갈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 6자회담 수석대표의 싱가포르 회동으로 북핵 프로세스가 정상화 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향후 예상되는 북.미 관계의 진전 속에 남북관계는 계속 삐걱대는 상황을 바라지 않는다는 정부의 인식이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위협적인 발언 때문에 북한을 도와주고 협상하는 것은 앞으로 없다”는 대통령의 원칙 천명은 남북 당국간 대화가 단기간에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한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즉 북.미, 남북, 한.미 관계의 병행 발전을 정부도 바라고 있지만 남북관계의 관행을 바로 잡겠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 천명은 현재의 남북간 기싸움 국면을 더 길게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인 것이다.

지난 1일 노동신문 논평원 글과 같은 신문의 후속 논평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남측의 대북정책을 반대하는 입장을 거듭 밝혀온 북한으로서는 이 대통령이 이 처럼 원칙론을 천명하고 나온 상황에서 현재의 강경한 대남 기조를 수정할 명분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인 셈이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는 “북한은 남측이 대화에 나설 수 있는 멍석을 깔아주길 바라는 측면이 있을 수 있는데 원칙을 강조한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나오고 싶어도 나오기 힘든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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