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남북간 언제든 마음 연 대화 준비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외교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북한측에 매우 구체적인 메시지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날 발언은 지난해 12월 대선 이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회피해온 북한측이 최근 일부 매체를 통해 ‘보수 집권세력’이라거나 ‘독재정권의 후예’라고 규정하며 공세를 펴고 있는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북한 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우선 “우리는 북한과 대치해 남북한 화해에 손상이 간다든지 그렇게 할 생각은 전혀 없으며, 어느 때보다 남북이 화해하고 화합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북한이 좀 더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고 남의 나라에 손을 벌리지 않고도 빠른 시간 내에 자립하길 원한다”면서 “그렇게 돼야 남북통일도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언제든지 마음의 문을 열고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발언 중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마음의 문을 열고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는 언급이었다. 북한측이 한동안 침묵을 깨고 공세를 개시했지만 진정한 자세로 함께 남북관계를 고민해보자는 제안이 담겨있는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실무자든 누구든 서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임기 중에 한 번이든, 언제 어느 때든 자주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일본과 `셔틀외교’를 하는데 북한과 못할 것이 뭐가 있느냐”고도 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각각 한차례로 끝났던 남북 정상회담을 수시로 할 수 있다는 표현을 한.일 간에 복원하기로 한 ‘셔틀외교’에 빗댐으로서 메시지의 강도를 높인 것이다.

이 대통령은 다시 한번 “남은 북에 대해, 북은 남에 대해 주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서로 존중하면서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해야 한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통일부도 관계되지만 외교통상부에서도 새로운 자세로 대화할 수 있는 준비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한마디로 `보수정권’이라는 자신과 현 정부에 대한 일각의 평가 등 각종 색안경을 벗어 던지고 지론인 ‘실용적인 자세’로 남북관계에 임하자는 메시지를 내외에 던진 것으로 분석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앞으로 외교과제는 물론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창조적 실용주의를 토대로 하라는 당부로 해석됐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구체적인 대북 관계 설정 방향을 주시해온 북한측이 앞으로 어떤 반응을 보일 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박길연 유엔 주재 대사는 지난 8일(미국시간) 뉴욕에서 민주평통 자문위원회 임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남북관계에 관해 언급하면서 정상회담 합의사항 이행을 강조하며 “이명박씨가 어떻게 하는지 앞으로 두고 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6자회담의 진전을 전제로 오는 8월8일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초청될 경우 현지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거나, 나아가 조지 부시 대통령 또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까지 참가하는 3자 혹은 4자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까지 상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소식통은 “핵 프로그램 신고로 고비를 맞고 있는 북핵 협상 진전 여부가 남북한은 물론 북.미 관계 등 한반도 주변의 질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실용적인 자세로 제반 국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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