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금강산 피격 알고도 남북대화 제안하다니…”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국회 개원연설에서 남북대화를 제안하기 직전 이날 새벽 금강산에서 발생한 관광객 피격 사건을 보고받은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금강산 관광사업을 하는 현대아산에서 통일부에 통보한 게 오전 11시 30분이었고, 이 대통령은 정정길 대통령 실장을 통해 그 이후에 보고를 받았다”며 “정확하게는 국회 개원연설을 위해 국회로 출발하기 전 관저에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즉 이 대통령은 금강산 피격사건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남북간 전면적 대화 제의 등을 포함한 대북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한편 이를 두고 북한에 의한 자국 관광객 피격 사건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이 대통령이 남북한 대화를 제의한 것은 잘못된 처신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이 관광 중에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대북관계를 밝히면서도 한마디 유감표명이 없었다”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이 날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약10시간이 지나서야 그 사실을 국민앞에 밝히는 안일한 상황인식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최재천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남북간 전면적인 대화 재개를 제안하는 연설을 하는 시각에 이미 (사건과 관련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면적인 남북대화 재개를 얘기한 것은 좋지만 돌발적이고 중대한 사안이 발생한 상황에서 전후 사정을 감안해 신중하게 말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청와대측은 “이 대통령도 이번 금강산 피격사건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고 철저한 진상규명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나 이번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전면 중단되거나 경색돼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