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7일 쇠고기 파문으로 빚어진 정국 혼란 수습을 위해 3개 부처장관을 교체하는 소폭 개각을 단행한 것에 대해 야권의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교육과학기술부장관에 안병만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장태평 전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에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회 청문 절차가 필요한 장관 내정자 등에 대해선 자료가 갖춰지는 대로 인사청문 요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승수 총리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은 유임됐다.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현재의 국정 혼란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전면개각을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내각은 총사퇴했던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을 벌써 잊어버린 것 같다”며 “오늘의 개각은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그야말로 생색내기용 개각”이라고 비판했다.
조정식 원내 대변인 또한 “경제와 민생을 망친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팀을 즉각 교체해야 하고, 잘못된 쇠고기 협상의 책임자인 외교라인도 경질해야 한다”며 “전면개각만이 총체적 난국과 분노한 민심을 수습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당장 전면개각을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유선진당 김창수 대변인은 “한 달여 동안 국정을 표류하게 만들고, 정부를 전례없는 식물내각으로 방치하더니 몇몇 장관만 문책하는 도마뱀 꼬리 자르기식 인사로 끝나고 말았다”며 “국민들이 기대했던 ‘감동인사’가 ‘감질인사’로 막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전당대회를 통해 등장한 박희태 대표체제의 출범 이후 이루어진 이번 개각인사는 공룡 같은 한나라당이 국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로임을 확인해 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창조한국당 김지혜 부대변인도 “이번 내각 소폭 개편은 그동안 보여줬던 보은인사와 돌려막기 인사에 이은 이명박 대통령의 진정성 없는 인사 방식을 국민에게 또 한 번 소개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논평을 통해 “이번 인사는 전문성과 자질, 도덕성, 지역 등을 갖추고 국민정서도 감안한 개각으로 평가한다”며 “청와대 비서진의 대폭 교체와 함께 앞으로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경제난국도 현명하게 풀어가 명실상부한 새 정부로 거듭 태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동관 대변인은 소폭 개각 배경에 대해 “정부 출범 초 국정 현안과 쇠고기 파동 등으로 내각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 하에 한 총리에게 한 번 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며 “국정의 연속성과 안정성, 고유가 등 국내외의 어려운 여건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