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韓美 양국에 직면한 과제는 북한”

▲ 연설중인 이명박 대통령 <사진=코리아소사이어티 제공>

이명박 대통령은 방미 첫날인 15일(현지시각) “한미 양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은 역시 북한이며 북핵문제를 해결해야만, 그리고 북한이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도록 해야만 한반도의 궁극적인 평화와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내 ‘지한파’ 인사들의 모임인 코리안소사이어티 주최 만찬 연설을 통해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은 외부의 위협 탓이 아니다”며 “북한은 핵보유 의도를 단념시키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자신에 대한 적대정책으로 혼돈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진심으로 북한 주민들을 사랑하며 북한체제를 위협할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북한 경제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북한 주민들이 삶의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북한을 향한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특히 “남북은 한민족이며 언젠가는 통일이 돼야한다”며 “국제사회도 한국이 북한에 대해 가지는 특별함을 이해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문제의 해결을 도모하고 나아가 남북한 공동번영을 추구함에 있어서 우리 대한민국은 인류 보편적 가치의 틀에서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몇 년간 한미동맹의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면서 “이는 한미관계가 장기적인 동맹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이념과 정치논리에 의해 왜곡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좋은 친구란 어떤 친구인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통용되는 오랜 친구가 좋은 친구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어려울 때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며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1세기의 새로운 국제환경에 직면해 한국과 미국은 한반도와 아시아의 평화, 그리고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적 마스터플랜을 짜야하며 그것은 바로 ‘21세기 한미 전략동맹’으로 부를 수 있다”며 “21세기 한미 전략동맹의 비전으로 가치동맹, 신뢰동맹, 평화구축 동맹의 3대 지향점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양국은 명실 공히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동맹은 이 같은 가치와 비전을 공유할 때 더욱 힘을 발휘한다”며 “이제 양국은 가치동맹을 이룰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고, 그러한 가치의 공감대 위에 한국과 미국은 군사, 정치외교, 경제, 사회, 문화 등 포괄적인 분야에서 서로 공유하는 이익을 확대해 나감으로써 신뢰동맹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뢰에 기반 한 한.미 군사동맹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더욱 긴밀하게 공조하고 협력할 것”이라며 “나아가 동아시아 국가들 간 안보신뢰와 군사적 투명성을 높이는 데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미국 순방 첫날인 15일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쉴 틈 없는 방미 일정을 소화했다. 오후 12시55분께 뉴욕 JFK공항을 통해 미국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등의 영접을 받은 뒤, 별도의 환영행사 없이 미국 정부에서 마련한 벤츠 승용차를 타고 곧바로 뉴욕 중심가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숙소로 향했다.

이 대통령은 미처 짐을 풀기도 전에 숙소가 있는 호텔에 마련된 ‘차세대 동포와의 대화’에 참석했고, 직후 인근 프라자 호텔로 다시 이동해 코리아소사이어티 초청으로 만찬 연설을 했다.

이날 만찬에는 코리아소사이어티 도널드 그레그 이사장, 에반스 리비어 회장을 비롯해 돈 오버도퍼 교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한미관계자 600여명이 참석했다. 또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구티 에레즈 상무장관은 예정에 없이 참석해 이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매년 선정하는 밴 플리트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