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車 추가논의’시사…정치권 ‘술렁’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추가협의 가능성 시사에 정국이 술렁이고 있다.


전날 한미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동차시장 개방 여부를 묻는 미국 기자의 질문에 이 대통령이 “자동차 문제가 미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면 우리는 다시 이야기할 자세가 되어 있다”는 발언이 재협상 가능성을 열어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부는 “재협상이든 추가협상이든 협정문을 바꿀 수는 없다”며 “(미국측이)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니 가져오면 들어보겠다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자동차 재논의’ 가능성 시사로 비준에 소극적인 미국 측을 자극하기 위한 카드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20일 여야 국회의원들의 해석도 극과 극이다. 특히 야당은 “사실상 재협상 시사”라며 “재협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은 “미국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말하면 살펴보겠다는 차원이고 한번 제시해보라는 의미”라면서 “FTA는 다시 협상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이고, 미국에서 자동차에 대한 의견이 온다면 검토하고 일부 보완해서 협의는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홍정욱 의원은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이번 협상을 통해 “한미 FTA가 추가협상까지는 아니어도 재논의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에게)재협상을 압박할 구실을 만들어 줬다”고 주장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부산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한겨레-부산국제심포지엄 기념사에서 “민주당은 한미FTA 재협상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향후 이문제에 대한 첨예한 대립을 예고했다.


정 대표는 “정부가 한미FTA(자유무역협상) 재협상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자동차 문제가 문제 되면 이야기할 자세가 있다고 했는데 이는 누가 봐도 미국의 재협상 요구에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도 “자동차 재협상의 필요성을 줄기차게 말해왔던 오바마 대통령에게 화답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청와대는 “협정문은 고치지 않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홍보라인 관계자는 이날 “협정문을 고치지 않고, 미세조정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뉘앙스였다”면서 “부속서에 뭘 넣는다든지, 우리가 틈을 열어놨으니 이야기를 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 협정문에 따르면 한국은 협정 발효 즉시 자동차에 붙는 관세(친환경차 제외) 8%를 없애야 한다. 반면 미국은 한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 중 배기량 3000cc 이하에 대해서만 즉시 관세를 없애고 3000cc초과는 3년 안에 없애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자동차 업계와 의회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FTA 협상 내용에 이의를 제기해 왔다. 한국이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을 이용해 자국 시장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은 한국에 8864대를 수출한 반면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달에만 5만3000여 대를 미국에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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