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新아시아외교 `거점’ 구축

한국과 베트남 정상이 21일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동반자’로 격상키로 합의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신(新)아시아 외교’가 본격 궤도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대통령이 지난 4월 천명한 신아시아 외교는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내 중심국으로 역할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는 아시아 신흥국들의 리더를 자임함으로써 강대국과 개발도상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신아시아 외교 구상의 실현을 위해서는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과의 관계가 중요하고, 이 가운데 특히 지정학적으로 핵심적 위치에 있는 베트남과의 관계 설정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베트남을 `거점’으로 활용해 아세안과의 협력을 확대.증진하면서 역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가교 국가’로서 독자적인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외교 전략인 셈이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베트남은 투자와 교역뿐 아니라 문화적.인적 교류 등 모든 면에서 우리 `신아시아 외교’의 중요한 거점 국가”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베트남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전략적 관계를 맺은 국가는 10개국, 특히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이상의 단계를 맺은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 3개국에 불과한 만큼 베트남과 이 같은 관계를 맺었다는 것은 양국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올라섰는지를 반증한다.

이미 경제.교역 측면에서 베트남은 우리나라의 교역 상대국 중 6번째로 큰 무역 흑자를 안겨주는 `VIP 고객’이다. 교역 규모도 매년 30% 안팎으로 증가해 올해는 100억 달러 돌파가 확실시된다. 베트남 입장에서 보면 한국이 자국에 두번째로 많은 투자를 한 국가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도 베트남의 고속철 건설과 하노이 홍강개발계획을 포함한 대규모 인프라 구축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보장받았다. 베트남에서만큼은 일본의 경제적 영향력을 뛰어넘을 기반을 쌓았다는 평가다.

이날 한국의 정부 부처와 기업들은 베트남 현지에서 무려 11개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와 함께 베트남과의 관계 격상은 북핵 문제를 포함한 동아시아 안보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과 베트남은 고위급 전략대화 채널을 구축, 핵과 테러, 해적 문제 등에 공동 대처하기로 했다. 이 수석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란 앞으로 양국이 안보대화도 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는 공산주의 국가로서 북한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베트남이 북핵 문제에 있어 한국과 공동보조를

취하겠다는 의미여서 북한에게는 상당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북한이 압박감을 느낄 것”이라며 “사실 이제 북한을 제대로 도와줄 수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고 말했다.

문화 및 인적 분야에서도 질과 양면에서 모두 한 차원 높은 교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동관 홍보수석은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양국간 과거사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면서 “가랑비가 온 뒤에 날씨가 상쾌해졌다고 정리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