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있었던 북한의 도발적인 언동들에 대해 우리 정부는 원칙을 갖고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오전 미국, 일본 순방에 앞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나라 안팎으로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나는 가운데 남북관계도 지난 10년간의 기존 틀이 정립되는 조정 기간을 거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핵 6자회담의 전망에 대해서는 “정부는 6자회담을 통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그것이 북한에 이로운 길이라는 것을 믿도록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한 “우리는 북한 주민의 생활에도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북한도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나서는 한편, 새로운 국제질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며 “북한 핵문제의 해결과 북한 주민의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면 정부는 언제든지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북한이 우리를 따돌리고 미국과 직거래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남북한은 특별한 관계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북한이 남쪽을 봉쇄하고 미국과 바로 통하겠다는 전략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으나 그것은 성공할 수 없다”고 답했다.
또한 “새 정부는 미국과 전통적 동맹관계일 뿐 아니라 대북 핵문제 전략에서도 함께 해나갈 것”이라며 “싱가포르 합의사항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고 미국도 발표를 안했으나 그런 것들을 포함해 한국을 젖히고 미국과 (협상) 한다는 북한의 전략은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 순방은 새 정부가 추구하는 실용외교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전통적 우방들과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하고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방문이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며 “미국과 일본을 다녀온 후에는 중국과 러시아도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남북문제에서 원칙을 준수하면서도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것은 그간의 비정상적인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키고 보다 실질적인 남북관계 형성에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합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대북문제에 있어 북한의 변화를 강조했는데, 우리 측의 좀 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