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北, ‘대북특사’ 받기 힘들고 받지도 않을 것”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남북관계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대북특사 파견을 건의키로 한 것과 관련, “이 시점에서 저 쪽(북한)도 받기가 힘들고 받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을 방문, 즉석 기자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독도, 금강산 사태를 해결하는데 좀 시간이 걸릴 것이나 시간이 걸려도 적당히 해결하기보다 원칙에 맞게 해결하는 게 맞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대북특사 파견의 성사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대북, 대일 대응에 있어 원칙론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전면적인 남북대화를 제의했지만 북측은 “잔꾀에 불과하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또한 지난 4월 미국 방문길에서는 남북 간 상설연락사무소 설치도 제안했었지만 북한은 거부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금강산 피살사건에 대해 “무장하지 않은 여성 관광객을 앞에서 신분을 확인한 것도 아니고 뒤에서 쐈는데 이는 남북문제를 떠나 국가 간의 통상적인 원칙에도 벗어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북한이 다른 남북관계와 결부시킬 게 아니라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그에 따른 확실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확실히 그런 문제가 없도록 정부 대 정부, 당사국간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북한이 공동조사 요구에 답변이 없는데 대해 “역사적으로 그런 데 대해서는 답변이 잘 안 나온다”고 지적한 뒤 “한미, 한중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은데 통미봉남 같은 것은 있을 수 없고 북한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담과 관련, “한.중.일 정상회담은 우리가 제안한 것”이라며 “아직 날짜가 안 정해졌고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보자”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