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남북교류협력 진전 평가’ 의미

이명박 대통령이 6일 과거 10년간의 남북관계 성과를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냉각된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만들어 보려는 의지의 일단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남과 북은 그동안 대화와 교류협력을 꾸준히 이어왔고,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6.15, 10.4선언을 절대시하는 북한이 3월말 이후 두 선언에 대한 정부의 이행 의지가 없다는 판단 아래 대남 공세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모았다.

이 발언에 대해 한 소식통은 “남북간 교류협력에 진전이 있었다는 말은 결국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남북관계의 긍정적 측면을 인정한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비록 6.15, 10.4 선언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 시점에서 6.15, 10.4선언으로 상징되는 과거 10년의 남북관계 성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은 그만큼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은 나아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것을 긍정평가하며 현재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함께 추진할 교류와 협력사업에 대해 남북간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핵화와 관련한 북측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교류.협력을 이야기한 것은 최근 정부가 `비핵.개방 3000’은 핵폐기 후 가동하려는 구상이 아니라 핵문제 해결 진전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할 구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교류.협력사업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언급한 것은 4월에 제시한 남북 상설 연락사무소 설치건 보다는 한결 피부에 와 닿는 대화 제의로 볼 여지가 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하기 위해 최근 정부가 취하고 있는 행보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되고 있다.

북한의 지원요청이 있어야 식량지원에 나설 것이라던 정부는 이미 지난 달 중순 북한에 옥수수 5만t 지원을 위한 접촉을 먼저 제안했고 북한의 반응이 계속 없을 경우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6.15, 10.4 선언에 대해서도 `모든 남북간 합의 중 이행되지 못한 것들이 많은 만큼 향후 남북 협의를 통해 이행방안을 검토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부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누차 천명했다.

이와 함께 지난 3월 `북핵문제가 타결되지 않으면 개성공단 확대는 어렵다’고 했던 김하중 통일장관은 이달 3일 브리핑에서 “앞으로 북한 핵문제가 조금씩이라도 진전돼 나간다면 개성공단 사업도 계속 확대할 수 있다”며 뉘앙스에 변화를 줬다.

관심은 결국 이런 정부의 움직임에 북한이 호응하느냐로 모아진다.

현재 북한이 미국,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이 정부의 움직임에 당장 호응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적다.

하지만 북한도 정부의 최근 행보에 담긴 진정성을 신중하게 따져보고 있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으로서는 시간을 두고 우리 정부의 기조를 분석한 뒤 일단 대화 무대로 나서는 쪽을 택할 수도 있고 반대로 정부의 유화 제스처를 대남 강경기조의 성과로 평가하면서 자신들이 희망하는 방향으로 정부를 좀 더 움직이기 위해 계속 `어깃장’을 놓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북한이 어느 길을 택하느냐는 핵문제 진전에 따른 미.일과의 관계 개선 상황과 연말 미국 대선에 어떤 입장을 취할 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우리 정부에 대북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힘이 있는지, 최근의 `제스처’가 정치적 모험을 감수하고라도 남북관계를 풀겠다는 과감한 정책결단에 따른 것인지에 대한 북한 나름의 판단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런 만큼 전문가들은 북한을 대화 무대로 끌어내려면 정부 최고위층의 결단이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으로는 각 영역에서 일관된 대북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북한이 정부 정책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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