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오바마, 12분의 첫통화 ‘교감의 시간’

“많은 나라들이 오바마 당선인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 “나는 이명박 대통령의 삶을 존경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7일 오전 처음으로 직접 전화통화를 통해 `교감의 시간’을 가졌다.

약 12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이었으나 이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인은 북핵문제, 금융위기 등 외교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주고 받았으며, 서로에 대한 개인적인 친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날 전화통화는 당초 예정보다 30여분 늦어진 7시 17분부터 약 12분간 청와대 관저에서 이뤄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통화 중간에 미국측 통역에게 “오바마 당선인의 말을 통역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진심으로 (당선을) 축하한다”는 인사말을 전한 뒤 “변화와 희망에 대한 미국 국민의 기대가 매우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많은 국가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오바마 당선인은 “한국과 한국민에 대해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다”면서 “하와이에서 자라 많은 한국계 미국인들과 접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민과 한국에 대해 가까운 감정을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특히 오바마 당선인은 “불고기와 김치를 좋아한다”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점심메뉴”라고 강조하는 등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또 통화 중간에 이 대통령이 미국측 통역에게 통역 중단을 요청하자 오바마 당선인은 “이 대통령의 영어가 내 한국어보다 훨씬 낫다. 나는 `안녕하세요’ 밖에 못한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인은 서로의 개인사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나타냈으며, 북핵문제 등 한미 현안에 대한 대화에서는 시종 진지한 어조로 공감대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을 주의깊게 보았고, 당선인이 하와이와 해외(인도네시아)에서 보낸 어린시절의 삶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면서 “당선을 목전에 두고 타계한 외조모 소식에 안타까웠다. 하늘에서 미소짓고 계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위로했다.

이에 오바마 당선인은 “이 대통령의 삶을 존경하고 많이 알고 있다”면서 “정치에 입문하기 전 젊은 나이에 현대라는 기업을 일궈낸 업적은 보통 사람이 일생에 걸쳐서 해야할 일은 짧은 시간에 이룬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특히 이 대통령보다 20살 젊은 오바마 당선인은 “앞으로 이 대통령과 일하면서 지혜와 견문을 빌리고 싶다”며 겸손함을 갖춘 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금융위기와 북한문제 등을 긴밀한 협력으로 해결하자”고 재차 당부했다.

이어 이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인은 북핵문제 해결과 21세기 전략적 동맹관계 발전 등 양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서로 “전적으로 동의한다 ” “뜻을 함께 해서 노력하겠다”는 말로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지난 5일 이 대통령의 당선축하 서한에 대한 답례차원에서 이뤄진 이날 전화통화는 새로운 한미 정상외교의 파트너로서 처음 서로의 목소리를 통해 양국 공조의 견고함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예정보다 통화가 늦어졌으나 오바마 당선인측에서 미리 양해를 구해왔다”면서 “서로에 대한 친밀감과 신뢰가 배어나오는 통화 내용이었다”고 자평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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