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부시 “北인권상황 개선돼야”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6일 북한 내 인권상황 개선의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세 번째 만난 양 정상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회담을 가진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한미 양국 정상이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인권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북한 당국의 인권 개선 노력이 향후 미북 관계 정상화 등에서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아시아 4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남은 임기 중 최대의 관심사 중 하나는 탈북자 인권문제”라며 “이명박 대통령과 탈북자 인권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인권문제가 중요 의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양 정상은 또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돼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갈 수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 대북 관계와 관련한 긴밀한 협력과 정책 조율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른바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무력화 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 대통령의 대북 구상 및 최근 남북 대화재개 제의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도 재확인됐다.

양 정상은 “양국간 전통적인 우호관계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미 동맹을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으며 북핵문제의 조속한 해결과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의 새로운 평화구조 창출을 위해 양국간 전략적 공조와 협력을 일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도 한미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21세기 안보환경 변화와 미래 수요에 보다 잘 대처하기 위해 한·미 동맹을 전략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구조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의 비협조로 진전이 없는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에 대해서도 부시 대통령은 유감과 조의를 표명하면서 “이번 사건의 조속한 해결과 이러한 비극의 재발 방지를 위해 북한이 남북 당국간 대화에 응해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파병 요청을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논란이 됐지만, 정상회담 공동성명은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과 여타 분쟁지역에서의 평화·재건을 위한 한국의 기여에 대해 깊은 사의를 표명했다”고만 언급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비군사적 지원을 부탁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조기 비준 여부에 대해 “한미 FTA가 양국 모두에 무역을 확대하고 경제성장을 촉진하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양국간 동반자 관계에 있어 경제 분야의 항구적인 버팀목이 돼줄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 비준될 수 있도록 자국의 입법부와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양 정상은 향후 한미동맹의 발전 방향과 관련, 한미 연합방위력 강화를 추진하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및 주한미군 기지이전·재배치에 관한 합의를 지속적으로 이행키로 하는 한편, 안보 협력 뿐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 협력까지 포괄하도록 협력의 범위를 확대·심화하고 지역 및 범세계적 차원의 평화와 번영에도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양 정상은 이와 함께 ▲북한 핵신고서의 완전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철저한 검증체계 수립 ▲북한의 비핵화 3단계 조치를 통한 핵무기.핵계획의 완전한 포기 이행 ▲범세계적 기후변화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노력 ▲테러리즘, 대량살상무기(WMD), 초국가적 범죄, 에너지안보위협 대처를 위한 긴밀한 협의 등에도 합의했다.

아울러 민간 우주탐사와 우주과학,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분야에서의 긴밀한 협력, 대학생 연수취업 프로그램(WEST) 신설, 연내 한국인의 미국 면제 프로그램(VWP) 가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