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남북정상회담 원칙 제시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남북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북핵과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의 해결을 제시했다.

특히 북핵문제는 우리 정부가 당사자로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정상회담 장소는 비록 앞서 두차례 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리긴 했지만 의제에 대한 여건이 조성되면 ‘이번 한번만은’ 북한에서 진행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의제로 제시 = 이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은 북핵포기에 도움된다면, 우리가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국군포로.납치자(납북자) 문제를 서로 이야기하며 풀 수 있다면 만날 수 있다”며 북핵과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를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두 의제는 이른바 `선경후정'(先經後政.경제부터 먼저 대화하고, 정치적 문제는 나중에 대화한다)’이나 `선이후난(先易後難.쉬운 것부터 다루고 어려운 것은 나중에 다룬다)’는 기조를 유지해온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의 대북 접근과 다른 길을 모색하겠다는 의중을 담고 있다고 정부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햇볕정책을 추진한 지난 10년간 남북관계는 대북지원과 각종 경협을 통해 가시적 진전을 이뤘지만 북한이 핵역량을 강화해왔고, 정치.군사문제를 둘러싼 남북대화에는 큰 진전이 없었다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는 평가다.

또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의 경우 김대중.노무현 정부도 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북한이 그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제대로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결국 이 대통령은 남북 정상이 만나면 과거 정부 시절 남북대화가 닿지 못했던 핵문제와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를 반드시 논의함으로써 새로운 방식으로 남북관계의 진전을 이뤄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핵문제와 관련, “북핵포기가 선결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이제까지 한반도 비핵화하는데 있어 한국은 따라만 다녔다”며 “나는 북한 핵문제도 대한민국이 당사자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제기한 북핵 일괄 타결안인 `그랜드 바겐’ 구상의 취지를 재차 강조했다.

◇ 3차 정상회담 장소에 ‘융통성’ = 이 대통령은 또 “정상회담의 장소는 첫째조건이 아니다”며 “핵과 인도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이번 한번 만은 (회담 장소가) 굳이 서울이 아니어도 된다는 그런 융통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즉 회담 장소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2000년과 2007년의 정상회담이 모두 평양에서 열렸고, 6.15공동선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이 포함됐음에도 지켜지지 않았기에 정부가 3차 정상회담은 반드시 남한에서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달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정상회담 물밑접촉에 대해 질문받자 접촉 사실 유무는 확인하지 않은 채 “정부는 남북문제를 매우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하려 한다”고만 밝혔다.

이는 결국 `물밑거래설’ 등이 나오지 않도록 향후 투명한 절차에 따라 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의중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은 당장 정치적으로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 정치적 효과를 위해 서두르는 일은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