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김영남, 베이징서 ‘어색한 만남’

이명박 대통령과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8일 중국에서 처음으로 조우했다.

청와대 측은 이날 베이징(北京) 올림픽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은 이날 낮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주최로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 오찬에서 30명이 같이 앉는 테이블에서 짧은 만남의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우방궈(吳邦國)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주재하는 테이블에 우 위원장을 중간에 두고 대각선 방향으로 마주 앉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우 위원장과 이 대통령, 우 위원장과 김 위원장 사이에 다른 나라 정상 등 주요 인사들이 배치돼 있어 거리는 좀 떨어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한 자리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측이 오찬 테이블 동석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때 조우가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좌석 재조정 등의 어려움 등에 따라 결국 같은 좌석에 앉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두 사람이 인사말을 주고받았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 참석해 정상외교를 벌인 뒤 투르크메니스탄, 알제리 정상과 잇따라 양자회담을 갖고 에너지·자원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저녁에는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제29회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다.

방중 이틀째인 9일에는 베이징 올림픽 참석 체육계 인사들과 격려조찬을 한 뒤 우즈베키스탄, 중국, 카자흐스탄 정상과 차례로 각각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