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북핵협상을 연말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정치적 조치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이 필요하다고 촉구한 가운데 이태식 주미대사도 지금이 라이스 장관이 방북할 적기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워싱턴 타임스(WT)가 11일 보도했다.
이 대사는 또 부시 행정부가 북한이 핵실험을 한 이후 1년 만에 북한에 취했던 종전의 강경입장을 누그러뜨린 것은 “아이러닉하고 역설적”이라고 표현했다고 타임스는 소개했다.
타임스는 이날 `방북 촉구’라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로 라이스 장관의 방북과 관련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소개하면서 이 대사가 타임스 편집자 및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까지 이룩한 성과를 토대로 보면 지금이 라이스 장관이 북한을 방문할 적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사는 북한이 영변의 3개 주요 핵시설을 불능화하고 핵프로그램 계획을 모두 제출하겠다고 합의한 최근 베이징 북핵 6자회담의 성과를 언급하면서 “군축합의는 매우 기술적”이라며 “정치적 수단으로 합의를 부추기지 않으면 합의가 약간 불확실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또 지금까지 방북한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는 지난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이었다면서 올브라이트 전 장관이 방북으로 중대한 진전을 이룩했지만 가장 민감한 문제들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그 해 후반기에 방북을 했어야만 해결됐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다면 모든 북한의 문제들이 더 잘 해결됐을 것”이며 “우리는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이 대사가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추진과 관련, 웬디 셔먼이 10일 “나는 지난 2000년 후반기 마지막으로 북한을 들어간 적이 있지만 플로리다의 대선 재개표가 12월까지 지연된데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중동평화회담에 깊숙히 관여하면서 시간이 부족해 방북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타임스는 소개했다.
타임스는 그러나 라이스 장관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숀 맥코맥 국무부 대변인이 “라이스 장관의 방북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