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당선인 “남북관계에 특임장관 활용 가능”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17일 “남북관계에 특별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미 두 자리를 두고 있는 특임장관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당선인의 뜻”이라고 밝혔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통일부 통폐합이 (국회통과를 위한) ‘협상카드’가 절대 아니다”며 “개편안의 원안대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통일부가 폐지됐다’는 표현 자체가 무리이고 통일부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외교통일부로 합쳐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 (북한의) 통전부와 국정원, 통전부와 통일부 등 정보라인에서 독점하던 대북관계가 전방위적으로 가야한다는 게 당선인의 뜻”이라며 “‘비핵.개방 3000’ 원칙도 북한이 핵만 포기하면 경제지원을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분야만이 아니라 농업, 정보산업 등 각 분야가 전방위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 냉전시대에 특정시대 라인들이 남북관계 위기를 이용해 자신의 존재위상을 높여가는 등 남북관계를 이용하거나, 역이용한 적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당선인과 인수위의 개편취지는 남북관계를 여러 부처로 나눠 전문성을 살려가면서 전방위로 대처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바람직하다는 것”이라며 “남북관계는 정보라인이나 특정부서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방위적인 관계가 돼야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게 이 당선인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박재완 정부혁신규제개혁 테스크포스팀장도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대북관계는 더이상 비밀스럽게 추진하는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인 업무 속으로 흡수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속에서 통일부를 외교부와 합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통일부를 폐지하는 것이 실보다는 득이 더 많지 않느냐고 생각했고, 남북관계의 급진전에 따라 통일 또는 대북관계 개선, 교류 등을 특정부서가 전담하는 것 보다 모든 부처가 힘을 쏟아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회 협상용 카드라는 논란과 관련, “통일부를 원래 존치시키기로 가닥을 잡았다가 다시 폐지하는 것으로, 또는 통합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게 아니다”라며 “국회 협상용은 절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인수위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오는 21일께 국회에 제출될 예정인 가운데,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한나라당과 국회 다수당인 대통합민주신당 간의 줄다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의 김진표 정책위의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 통일부 외교부 통폐합 안에 대해 “남북관계는 특수관계로 남북경제 공동체 형성, 군사긴장완화, 통일 문제 등은 전통적 외교영역에서 벗어나 있다”고 지적했다.

우상호 대변인도 SBS 라디오에 출연 “통일 문제를 외교부 밑에 둔다면 전통적 우방과의 관계를 우선시하는 외교부 특성상 남북관계를 미국이 시키는 대로 끌고 갈 가능성이 크다”며 “외교안보 부서를 과감하게 손 댄 것과 과학기술부 부분은 국회에서 동의하기 어렵다”며 통일부 통폐합 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국회협상과 관련, “기본적인 틀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협상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해 어느 정도 협상의 폭을 열어둬 향후 논의 과정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