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당선인 ‘先핵폐기’는 부시의 실패한 정책”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에 대해 이 정책의 전제들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들이 제기됐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6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새 정부의 대북정책 어떻게 추진되어야 하는가’ 토론회에 앞서 배포한 발제문에서, 이 당선인의 대북정책의 핵심인 ‘선(先) 북핵 폐기’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폈던 대북 강경정책과 같은 것으로, “핵실험까지 초리했던 실패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고 교수는 ‘새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과 북핵문제 해결’이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미국도 2005년 9.19공동성명 이후부터는 ‘선 핵폐기’보다 ‘행동 대 행동’에 따른 핵폐기를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노무현 정부도 집권 초기 ‘북핵 해결 우선주의’를 내걸고 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진전을 연계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전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 교수는 이에 따라 “새 정부는 북핵문제가 갖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성격 등을 고려해 6자회담이라는 다자 국제협력의 틀을 통해 대화와 압력을 통한 해결을 모색하고, 남북관계는 북핵문제를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로 활용해야 한다”고 핵문제와 남북관계간 연계 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특히 대북 햇볕정책은 “‘헬싱키 프로세스’의 한국판 변종”으로 사실상 “보수정책”이라고 주장하고 “‘보수정권’인 이명박 정부가 ‘진보정권’인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과 평화번영정책을 ‘퍼주기’라고 비판했기 때문에 포용정책을 쉽게 계승하기는 어렵겠지만, 햇볕정책이 보수정책이란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연구원의 김영윤 선임연구위원도 ‘새 정부의 남북경협 추진방향과 과제’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북한이 비핵화하고 개방하면 10년내에 소득이 3천달러가 되도록 지원하겠다는 새 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이 그 의도를 당연히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가정에 근거”한 것이지만, 실제론 “북한으로부터 다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폐기 완전히 이뤄지기전이라도 핵 불능화만 이뤄지면 북한의 30만 산업인력 양성에 협력할 수 있다는 구상도 “북한이 아무런 전제없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며 “남북정상선언을 통해 이미 합의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새로운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의해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 남북간 ‘조선협력단지 건설’ 사업의 경우 “국제경쟁력 유지를 위해 (북한내 협력단지에) 국제적 규범이 적용돼야 하고, 남한이 요구하는 형태로 기여가 이뤄져야 하며, 물자.인력의 상시 이동 및 세계 각국 선주들의 방문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 때문에 “남북상생과 북한의 개방을 시험할 수 있는 가장 본보기 사업이 될 수 있다”고 말해 시범사업으로 우선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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