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국방 “북한은 분명한 우리의 적(敵)”

이상희 국방장관은 금강산 관광객 고(故) 박왕자 씨에 대한 북한군의 총격이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목표물로 설정해 조준 사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21일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 ‘발사된 2발 모두가 명중됐다는 것은 우발적 총격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한다. (박왕자 씨를) 목표물로 설정했다가 조준사격 한 것 아닌가’라는 윤상현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다만 “의도적이었나 아니었나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그러나 (관광객을 사살한 목적이 아니라면) 첫 탄도 쏘지 말아야 했지만 첫탄이 둔부에 맞았다면 두번째 탄은 더더욱 쏘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우리의 주적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주적이냐 아니냐의 표현에 상관없이 군에서는 북한을 우리의 분명한 현실적 적으로 인지하고 있고 그렇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가을 발간되는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으로 다시 명기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내부적 논쟁이 되지 않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표현이 될 수 있도록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정부는 북측이 현대아산을 통해 밝힌 박왕자 씨 피살경위에 대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느냐’는 윤 의원의 질문에 “지금까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진실여부를 말씀 드리긴 어렵지만 젊은 군인이 그 시간 동안 중년 여성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고 답했다.

이어 “어찌됐든 무장도 하지 않은 여성을 뒤에서 쏴 죽인 것은 어떤 표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본다”며 “군인이 도망가는 여인을 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승수 총리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을 보고받은 후에도 이명박 대통령의 시정연설문이 왜 바뀌지 않았냐는 지적에 “대통령은 전면적인 남북대화 재개는 금강산 (사태와) 관계없이 필요하다는 뜻에서 말씀하신 것”이라고 해명했다.

북한의 계획된 도발은 핵문제 협상의 진전에 따른 자신감에 비롯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중유나 식량을 조금 지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북한의 경제는 (여전히) 매우 침체되어 있다”며 “북한이 불능화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기고만장해진 상태는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