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 지지율 격차 5% 이내로…’검증파장’ 어디까지?

검증공방으로 ‘대선후보 정책토론회’가 흥행 참패를 기록한 가운데 다음 달 ‘후보검증 청문회’를 앞두고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당 지도부가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의 거침없는 갑론을박에 ‘경고와 징계’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자제를 촉구했지만 양측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은 29일 ‘공천 살생부’ 및 ‘대운하 보고서 유통배후설’ 발언을 흘린 이 전 시장측의 정두언 의원과 ‘이 전 시장의 8천억 재산보유 및 X 파일’을 언급한 박 전 대표측의 곽성문 의원을 징계하기로 했다.

양측의 지나친 검증 공방에 따라 당내 분열이 확산되고 민심 이반 현상까지 감지되는 것에 따른 경고조치인 셈이다.

이 전 시장측은 당 지도부의 경고가 경선의 질서를 잡아가는 것이라면서 환영했다. 당 지도부와의 공동보조를 통해 검증공세를 피해가면서 공정경선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박 전 대표 측은 ‘검증을 하지 말자’고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이 전 시장을 돕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검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이 전 시장 측은 지지율 하락을 박 전 대표 측은 지지율 상승을 가져왔다는 이유에서다. 검증 공세로 승기를 잡았는데 놓칠 수 없다는 것.

이 전 시장은 “당 지도부가 경선 후보간 검증 공방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당이 질서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이전투구를 중단하라고 강력히 경고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낸 것.

박희태 경선대책위원장도 “만나는 사람마다 제발 싸우지 말라고 한다”며 “앞으로도 우리는 일체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검증위원회의 통한 검증에만 응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박 전 대표 캠프의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를 갖고 “당 지도부의 생각은 국민의 알 권리에 비하면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며 불복의 뜻을 비쳤다.

특히 홍 위원장은 “언론에 보도된 후보의 흠이나 얼룩에 대해 그 후보가 설령 무응답, 무대응으로 나오더라도 우리는 국민이 알아야 할 부분에 대해 말할 것”이라며 이 전 시장 측의 무대응 전략에도 불구하고 추가공세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7월 10일 검증청문회 최대 승부처

박 전 대표 측의 반발에 지도부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인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표측의 반발을 이해할 수 없다.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해당행위를 한 경우에 대해 절차에 따라 처리를 하겠다는 것인데 반발할 것이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

지도부와 이명박, 박근혜 측간의 의견차가 심각한 가운데 다음 달 10일부터 시작되는 ‘후보검증 청문회’는 이 전 시장 측과 박 전 대표 측의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정책토론회와 검증공세의 결과로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어든 것으로 관측돼 이번 청문회는 양측 모두 사활을 건 승부처일 수 밖에 없다.

28일 CBS-리얼미터 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36%, 박 전 대표가 29.7%로 격차는 6.3%포인트였다. 같은날 중앙일보-리서치 앤 리서치 조사에서도 이 전 시장은 33.9%, 박 전 대표는 28.5%를 기록해 격차는 5.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무대응’과 ‘검증은 당에 맡긴다’는 원칙을 밝히고 있는 이 전 시장 측의 복안도 주목된다. 최근까지 이어진 검증 공세에 수세적 입장으로 일관해 지지율 하락을 부추겼다는 캠프 일각의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 캠프의 이재오 최고위원은 지난 27일 “나는 (박근혜 관련) 자료가 없느냐. 나도 폭로하겠다”는 강경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즉 궁지에 몰릴 경우 ‘박근혜 X파일’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이처럼 한나라당이 이 전 시장 측과 박 전 대표 측이 검증 공방으로 극심한 분열 양상이 두드러진 반면, 범여권은 여론몰이를 통해 후보 단일화에 대한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손 쉬운 승부가 점쳐졌던 대선 승부도 혼전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