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외교 “6자회담 개최후 전략 준비단계”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문제를 협의한 8일 북.미 싱가포르 회동 이후 6자회담의 향방을 두고 엇갈린 신호들이 나오는 가운데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14일 북핵문제에 대해 낙관적 견해를 피력해 주목된다.

유 장관은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미국이 국내적 조치를 취하고 있으니 이걸 기초로 중국과 다음 순서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면서 “6자회담이 개최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준비를 관계국과 협의하는 과정이 남았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현재 북핵상황이 사실상 핵신고의 고비를 넘어 다음 단계인 핵폐기 이행을 위한 논의에 진입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싱가포르 회동 이후에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미국은 아직 우리측 의무를 이행해야 할 때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지점에도 이르지 못했다”고 말하는 등 신중한 반응을 보여온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유 장관은 미국 측의 신중론에 대해 “미 국내적으로는 상당히 민감한 문제이니 국내 정치 절차를 거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분석하며 “전체 국면에 큰 영향은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낙관론을 유지했다.

유 장관이 밝힌 미국 국내 정치 절차는 `의회에 대한 설명’을 의미한다.

북한이 핵신고를 하면 미국은 이에 상응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미 의회가 반대를 하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현재 미 행정부는 테러지원국 해제 절차에 착수하기 전에 미리 의회에 싱가포르 회동 결과를 설명하며 이해를 구하고 있는 중이라는게 유 장관의 설명이다.

미 의회 일부에서는 미국이 적시한 UEP(우라늄농축프로그램) 및 시리아와의 핵협력 의혹에 대해 북한이 `인정한다'(admit)가 아닌 `인식하고 있다'(acknowledge)는 표현을 쓴 데 대해 추후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UEP 검증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인정한 적도 없는 UEP를 왜 검증하려 하느냐’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유 장관이 이처럼 낙관적 견해를 피력한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미 의회도 `싱가포르 회동’ 결과를 승인하는데 어느 정도 동의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유 장관은 `싱가포르 회동’ 결과에 우리 정부가 만족하느냐는 질문에도 “미국 혼자 한게 아니고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추진한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6자회담 개최 시기에 대해서도 “우리 목표로는 5월 하순 이전에는 열려야 구체적인 핵폐기 단계와 사찰 문제에 대한 협의를 해 8월 (미 의회의) 휴회 전에는 가시적 3단계(핵폐기) 합의가 이뤄져야 6자회담의 모멘텀이 지속된다는 나름의 구상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UEP 및 핵협력 의혹 외에 플루토늄도 추후 상당한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북한이 신고할 것으로 예상되는 플루토늄 생산량은 30㎏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한.미 전문가들의 추정치(40∼60㎏)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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