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외교, 중국 방문으로 본격 외교행보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20일 중국 방문 길에 오른다.

지난달 29일 장관 취임 이후 첫 외국 일정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정부내 외교안보라인의 책임자로 부상한 유 장관은 그동안 비교적 신중한 행보를 보여왔다.

‘실용외교’를 표방하는 대통령의 취지를 살려 ‘경제를 살리는 외교’를 강조하면서 북핵 문제에 치중했던 과거 장관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외교부의 체제정비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유 장관의 행보가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현재 4강 대사 인선이 이런 저런 이유로 늦어지면서 외교부의 체제정비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유 장관을 맞이하는 주중 한국대사관의 수장(대사)이 공석이고 다음달 중순 대통령 방문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주일 대사관도 같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유 장관이 연이은 해외 순방 일정을 통해 심기일전의 계기를 마련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 장관은 22일까지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21일)을 갖는 것을 비롯해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특히 유 장관이 중국을 첫 방문지로 택한 것은 그동안 이명박 정부가 주창해온 한미 동맹 강화에 대해 중국 일각에서 제기해온 `중국 소외론’을 의식한 행보로도 비쳐지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무엇보다도 핵 프로그램 신고라는 고비에서 주춤거리는 북핵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제네바 북.미 회담을 통해 모종의 절충안이 모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중 양국이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지혜를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 장관은 19일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이 지난해 말까지 ‘완전하고 정확하게’ 핵 프로그램을 신고키로 했으나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모멘텀이 약화되기 전에 북한의 핵 불능화 및 신고를 이행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5월 초께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관련된 양국 현안을 사전 점검하는 것도 유 장관의 핵심 과제에 해당된다.

유 장관은 또 도착 첫날인 20일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오찬 협의를 갖는 것을 비롯해 방중 기간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을 예방한다.

이와 함께 방중기간 우리 투자 기업인 대표와의 간담회를 개최,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향후 중국내 우리 기업 활동 지원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유 장관은 간담회에서 “중국에 진출한 우리 업체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중국 측에 문제를 제기하겠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중국 진출 기업들을 도울 일을 모색하고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세제 변경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 정상적인 기업청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른바 ‘야반도주’ 하는 사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유 장관은 중국 방문에 이어 25일부터 29일까지 미국 방문 일정에 돌입한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등과 만나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게 된다.

또 다음달 3일에는 일본 방문 일정을 소화하며 러시아측과 일정 조정이 되는대로 러시아도 방문할 예정이다. 대통령의 4강 외교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사전 답사 활동에 주력하는 셈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유 장관이 해외일정을 소화하고 나면 외교부내 실장급 인사가 마무리되고 공관장 인사도 거의 매듭지어질 것”이라면서 “4월 중순 대통령의 미국과 일본 방문 일정 이후 본격적으로 외교 이벤트가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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