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조만간 개최될 미북 양자 회담에 대해 “북한이 자꾸 미북 양자대화에 집착하는 것은 핵무기 보유국가로 인정받아 미국과 핵 군축협상을 진행하려는 것”이라고 18일 분석했다.
유 장관은 이날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최근 한반도 주변정세와 북핵문제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북한이 얘기하는 적대시 정책 철회는 미·북 평화협정과 그에 따른 주한미군 철수”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핵개발을 통해 체제와 생존을 보장 받으려는 모순된 게임을 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2차에 걸쳐 핵실험을 했는데도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남북관계를 (국제관계와) 따로 발전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 북한의 올바른 결단과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에서 촉구했듯이 우리는 북한이 태도변화를 보이면 적극 호응할 준비가 돼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과거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로 무산된 사례를 ‘실수’라고 지적하며 “(현재는 과거와 달리) 북한이 가시적 조치를 하지 않는 한 제재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핵을 바라보는 시각차이에 따른 남남갈등에 대해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 것은 미국과의 문제일 뿐이며 과연 남한을 향해 쓰겠느냐고 하는 것은 순박한 생각”이라며 “북한의 핵무기는 남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목표는 적화통일이고 그런 수단으로 핵무기를 개발한 것”이라며 “북한의 핵무기 대상이 남한이라는 점을 인식한다면 남남갈등은 나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또 “과거에는 남북관계가 북핵문제에 비해 우선순위를 가진 적도 있었으나 기본적으로 북핵문제 해결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은 (재개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능력에 대해서는 “북한은 현재 플루토늄을 40여㎏ 추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현재 핵무기 하나를 만드는데 6∼7㎏가 필요한 점을 감안할 때 핵무기를 6∼8개 개발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