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외교 “北 남북관계 개선 의지 확인이 중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 김정일이 이명박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했다는 미 국방부 관계자의 발언에 대해 “북한의 진정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19일 밝혔다.

유 장관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외신기자클럽 세미나에서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을 초청했다는 이야기가 자꾸 나오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가 언제, 어디서, 어떤 기회에(도) 북한과 만나서 남북관계와 핵문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잘 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이슈에 대해 집중해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남북정상회담 이슈가 확대되는 것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이와 관련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도 18일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라면 언제든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며 “그러나 정략적, 정치적, 전술적 고려를 깔고 진정성 없이 만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같이 정부의 대응은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대남 적대 정책을 바꾼다는 의지가 확인 돼야만 남북정상회담에 임할 수 있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핵문제가 빠진 상태에서 진행되는 정상회담은 별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북한이 핵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핵개발의 시간을 벌어주거나, 북한에 식량지원 등의 선물만을 안겨주는 일회성 이벤트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8년간 두 번에 걸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동안 북한이 오히려 두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했던 과거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미북 양자대화 전망에 대해서는 “6자회담은 북한 핵문제를 미북 양자간 논의하고 해결한 제네바 합의에 문제가 있었다는 전제 하에 가동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6자회담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매우 확실하게 유지하고 있다”며 미북 양자대화가 북한을 6자회담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만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유 장관은 또한 북핵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정부는 북한을 결코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비가역적이고 검증할 수 있는 완전한 북한 핵 폐기를 위해 일관된 노력을 펼쳐가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문제는 남북한 관계 뿐 아니라 국제사회와 함께 해결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글로벌 이슈”라며 “한미일 뿐 아니라 북한에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까지 북한이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루기 전까지는 안보리 결의 이행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