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간첩 계부 김동순, 황장엽 거처 추적했다

탈북자 위장 남파간첩 원정화(34)의 계부 김동순(63)이 원 씨의 간첩 활동을 위한 공작자금을 마련하는 한편,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거주지를 추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수원지방검찰청과 경기지방경찰청, 국군기무사령부, 국정원 경기지부로 구성된 합동수사본부는 4일 김동순을 국가보안법상 편의제공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동순은 2003년 12월부터 2006년 1월까지 중국에서 냉동문어와 옻, 고사리 등 9억 7천만원 상당의 북한산 농수산물과 북한 작가의 그림 40여 점(6천500달러 상당)을 원정화에게 제공해 공작자금을 마련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2006년 4월 중국의 북한무역대표부에서 남한 침투를 준비하던 중 원정화와 함께 보위부 공작원을 만나는 등 2회에 걸쳐 중국에서 보위부 공작원을 만난 혐의도 받고 있다.

2006년 12월 캄보디아를 경유, 탈북자로 가장해 남한에 침투한 김동순은 황장엽 위원장의 거처를 탐색하고 탈북자 단체에 가입해 탈북자들의 신원 정보 등을 수집했다.

김동순은 지난 6월 원정화가 황 위원장의 거주지 추적에 실패하자 황 전 비서가 위원장으로 있는 북한민주화위원회의 인권조사부장을 만나 황 위원장의 위치를 추적했다. 지난 7월에는 탈북자 지식인 단체인 ‘NK지식연대’에 가입한 뒤 모임에 나가 단체 임원들의 명함을 받고 그들의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그에 앞서 지난 4월에는 중국으로 출국해 중국에 보관 중이던 단파 라디오와 조선노동당 당원증을 서울 자신의 집으로 송부해 종이봉투에 담아 장롱 밑바닥에 보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김동순은 원정화와 함께 남측의 군 정보요원을 접촉하며 북한의 군사정보를 넘겨주는 대신 위조여권을 건네받는 등 ‘이중 플레이’를 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그는 2005년 2~3월 원 씨의 소개로 만난 군 정보요원 이 모 씨에게 “청진 로켓트 공장 설계도를 넘겨 달라”는 부탁을 받아 설계도를 그려주고는, 그 대가로 이 씨로부터 한국인 윤 모씨 명의의 위조여권을 넘겨받았다.

합수부는 지난 7월 15일 원정화를 체포하면서 김동순도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였지만, 특별한 혐의점을 찾지 못해 귀가조치 했다. 그러나 지난 7월 24일 원정화의 조사과정에서 김동순의 위법행위에 대한 진술을 확보, 같은 달 27일 체포했다.

합수부 관계자는 “김동순이 북한 노동당 당원인 것은 확실하지만 진술을 거부하는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북한 보위부 공작원인지에 대해서는 물증부족으로 공소사실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영남과 사돈 관계인 것으로 알려진 김동순은 1945년 인천에서 태어난 직후 부모를 따라 월북했으며 평양미술대학 조각과를 나와 1975년 왕재산대기념비(빨치산 공적비)와 혁명박물관 건설 공사 등으로 공적을 인정받아 국기훈장(2급)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합수부는 이날 언론에서 제기된 이번 간첩 사건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 추가 해명을 발표했다. 합수부는 지나치게 자백에 의존한 수사라는 지적에 대해 “유관기관을 총동원해 보강증거를 수집했으며, 수 십 명의 참고인 진술과 현장검증 등을 통해 충분히 검증했다”고 밝혔다.

특히 발표 시기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통상 간첩수사는 장시간이 걸리며 일본으로 활동거점을 옮길 가능성이 있어 7월에 체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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