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DJ 만나 “北 105층 류경호텔 공사재개”…”통큰 짓 했군”

노무현 대통령은 9일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를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면서 ‘2007 남북정상회담’ 결과와 향후 추진방향 등을 설명했다.

오찬에는 노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 김 전 대통령 내외, 박지원 전 비서실장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문재인 비서실장과 백종천 안보실장이 배석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은 것과 관련, 김 전 대통령이 “그것이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됐다”고 말했고, 서해북방한계선(NLL) 문제를 평화와 경제협력 차원에서 발상을 전환해서 접근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절묘하고 뛰어난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초기에 자주, 민족공조, 외세배격을 강조해서 난감했다. 그러나 나중에 잘 풀릴 수 있었다”고 김정일, 김영남과의 대화를 회고하자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당시 나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호응했다.

노 대통령은 또 “특구 문제에 대해 김 위원장이 처음엔 부정적이었다”면서 “그래서 ‘남쪽에서도 산업단지 하나 만드는데 10년씩 걸린다. 여러 개가 함께 가야 한다. 남에서 해외투자를 많이 하는데 북에도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이 많이 이해하고 수긍했고, 그 뒤 경협, 특구 문제가 잘 풀려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남북경제 모두에 이익이 되는 방향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오찬 말미에 “오늘 좋은 만남이었다”고 만족을 표시한 뒤 “1차 정상회담때 뿌린 씨앗이 크게 성장했다. 더 좋은 열매를 맺기를 기대한다. 우리 민족에게 다행스러운 일이고 노 대통령이 재임 중 큰 업적을 남겼다”고 칭송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께서 길을 열어줘 이를 이어나가려고 노력했다.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성과가 있었다”고 화답했다.

이후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은 오찬을 시작하면서 김 전 대통령의 최근 방미 일정을 잠깐 화제로 삼아 덕담을 주고받은 뒤 개성∼평양간 도로사정과 평양 시내 전력사정, 류경호텔 등 평양 분위기를 주제로 얘기를 시작했다.

김 전 대통령은”개성에서 평양까지 가는 길이 어떻습디까”라고 묻자 노 대통령은 이에 “길이 상당히 괜찮은 편이었지만 포장 상태가, 예를 들면 포장공사할 때 마무리 공사를 조금 안한 것 같은 그런 길이었다”며 “마무리 포장하고 줄 그으면 아주 손색없는 도로로 보였다”고 답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도로가) 왕복 4차선인데 중앙분리대가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는데 대체로 다 중앙분리대가 있는 편이었다”며 “생각보다 상당히 정돈이 잘 돼 있었다”고 부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평양시는 아주 도시 계획이 잘 되어 있죠”라고 물었고, 노 대통령은 이에 “네 그렇습니다. 조금 혼돈이 생깁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이 “내가 갔을 때는 밤에는 아주, 전부 깜깜했는데 요새는 전깃불이 많이 들어온다죠”라고 궁금을 표했고, 노 대통령은 “불이 조금 있는 편이었다. 특별히 켰는지, 일상적인 것인지…우리끼리 궁금해서 주고받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특별히 켤 힘이라도 있는 것은 조금 나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2000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며 “남포 가는 길도 괜찮았고 좋았다. 갑문 공사 해놓은 것 보니까 왕년에 실력이 상당했던 것 같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기술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한 “105층에 달하는 류경호텔 공사를 재개했다고 들었는데, 그것도 건축 기술의 수준이 상당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이 “그 전에 들으니까 류경호텔은 설계가 잘못돼서 조금 경사져서 더 공사를 못 진행한다. 그런 말도 있던 그건 아닌가요?”라고 묻자 노 대통령은 “그 점은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다. 막연히 듣고만 있었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이 류경호텔의 층수를 다시금 묻자, 노 대통령이 “105층”이라고 답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농담조로 “통 큰 짓을 했구만…”이라고 말해 두 사람은 함께 웃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류경호텔을) 보면서 호텔인데 저 큰 집에 손님이 다 들까 그게 제일 궁금한 일이었다”라고 말하자 김 전 대통령은 “사회주의 국가라는 것은 무슨 일을 할 때 타산을 생각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하니까…”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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