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정상회담서 北과 ‘평화선언’ 목표”

▲ 지난 7일 열린 한미정상회담 ⓒ연합

지난 7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 미 대통령에게 평화협정에 대한 입장을 다시 설명해달라고 두 차례나 요청한 것은 오는 10월 남북정상회담에서 ‘평화선언’을 발표하기 위해 미국의 동의를 구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10일 VOA(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이 평화 협정에 대해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고 남북한과 중국, 미국 등 평화협정 당사자들에 대한 위협이 사라진 뒤에야 평화협정과 관계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한국은 2·13합의의 2단계 조치인 핵 불능화를 전제조건으로 추진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10월초에 열릴 남북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의 전 단계라고 볼 수 있는 평화선언에 동의한 것으로 생각하고, 이것을 기자회견에서 말로 표현하기를 원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남북정상의 평화선언은 북한의 군사위협은 그대로 둔 상태에서, 오히려 ‘북한의 단계적 핵포기 이행과 병행해서 여러 가지 양보를 제공한다’는 6자회담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또 “한국은 경제적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미국보다 먼저 북한에 양보하려고 한다”면서 “미국 외교 관계자들은 ‘6자회담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는 한국이 북한에 너무 일찍 많은 것을 주지 않도록 막는 일’이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까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부시 대통령이 이 날 밝힌 대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차 교수는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꾸준히 노력해왔고, 이에 따라 북한에는 계속 기회가 있어왔다”며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한반도 평화협정 문제는 계속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평화협정의 조건과 관련해 미국의 입장은 변한 것이 없으며, 한-미 두 나라 사이에도 견해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의 핵심은 비핵화가 우선이고 단순히 핵 불능화가 아닌 비핵화가 이뤄지면 그때 평화협정을 위한 절차를 시작한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비핵화가 완료되기 전에 평화협장을 위한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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