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선진화 실패, 정권유지위해 北 집착”

▲ 뉴라이트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데일리NK

1912년 1,513명의 사망자를 내고 북대서양에 가라앉았던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Titanic)의 침몰을 떠올렸을까?

2006년 4,700만 명의 승객을 태운 거대한 ‘대한민국호’가 목적지를 잃고 위태롭게 표류하자 한 원로학자가 직접 키를 잡고 조타수를 자청했다.

그 주인공이 바로 지난 4월, 뉴라이트운동의 사상 ‧ 이론센터 역할을 담당하고자 ‘뉴라이트재단’을 창립하고 올드레프트(수구좌파)와의 치열한 사상전을 준비하고 있는 안병직(70) 서울대 명예교수다.

29일 뉴라이트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그에게 뉴라이트운동에 직접 뛰어든 배경과 남북관계 등 사회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001년 정년퇴직 후 4년간 일본 후쿠이(福井)현립대 대학원 교수로 있었던 그는 “해외에서 한국을 바라보니 한국이 정치 ‧ 사상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워 보였다”며 “단순히 혼란스러운 것이 아니라 한국이 지향하는 정치 ‧ 사상적 지향이 옳지 않았다”면서 ‘뉴라이트운동’에 직접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밝혔다.

안 교수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한국정부가 할 수 있는 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통일’이고, 또 하나는 ‘선진화’”라면서 그러나 “현재 선진화정책은 완전 실패했기 때문에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해 북한을 붙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북한에 ‘조건 없이 물질적 제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것은 순수한 의도로 볼 수 없다”며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 이후 7년째지만 조건 없이 줘서 아무 것도 안됐다”며 “북한은 자기들이 받아먹을 것은 다 받아먹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DJ, 현대 끌고 올라가 노벨상 매수한 것”

▲ 김대중 정부부터 노무현 정권까지 대북정책에 대한 총체적 오류를 비판하는 안병직 교수 ⓒ데일리NK

DJ의 햇볕정책에 대해 그는 “햇볕정책이라는 것이 햇볕을 쬐면 외투를 벗는다는 것인데, 지금 어떤가?”라고 되물으며 “북한은 외투를 더욱 두텁게 입고 있는데, 결국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선군체제의 강화로 나타났다”고 개탄했다.

이어 “DJ는 북한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회담을 통해 노벨평화상을 노린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이)표면적인 말과는 달리 ‘현대’를 끌고 가 뇌물을 주고 노벨상을 매수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북핵 6자회담에 대해서는 “북한이 선군정치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해법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또 “회담을 하면 할수록 북한은 핵개발 시간만 버는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의 부시행정부 임기가 끝날 때가지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일 정권의 개혁 ‧ 개방 가능성에 대해 그는 한마디로 “절대 불가”라고 일축하며, 그 이유에 대해 “북한은 정권 유지를 위해 주체사상과 유일사상 등의 미신으로 인민들의 정신까지 마비시키고, 폭력으로 사회를 유지하는데, 개혁 ‧ 개방을 하면 미신과 폭력을 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혁 ‧ 개방을 하려고 해도 천문학적인 외자가 필요한데, 김정일을 믿고 수천억 달러를 지원할 나라가 없고, 남북 간에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져 개혁 ‧ 개방을 하면 북한 인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김정일 정권의 개혁 ‧ 개방 불가 이유를 설명했다.

안 교수는 노무현 정부의 북한인권 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북한의 인권문제는 생존권 문제뿐 아니라 자유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그러나 “현 정부는 아무것도 안하고 무조건 도와준다”고 지적했다.

“교도소 면회보다 못한 이산가족상봉에 ‘눈물이 난다’”

이어 ‘남북이산가족 상봉문제’를 거론하며 “남한 교도소의 면회소에서도 그런 상봉은 안 한다. 그것보다 자유롭다”고 지적하며 “그게 무슨 인도적인 조치라고 뻔뻔스럽게 국민들에게 이야기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 정부는 그저 즐기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뉴라이트재단 창립 이후 그 첫 사업으로 전향 386들이 중심이 돼 발간한 ‘시대정신’을 뉴라이트운동의 사상 ‧ 이론지를 표방하며 새롭게 재창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재창간된 계간 ‘시대정신’을 살펴보면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한국근현대사의 개혁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는 특히 “각종 운동사를 중심으로 기술돼 있는 한국근현대사를 ‘대한민국 발달사’로 새롭게 기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제대로 달성된 훌륭한 국가”라고 전제한 뒤 “이것을 기반으로 해야 선진화도 가능하고, 대한민국이 선진화 돼야 그것을 기반으로 통일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안병직 교수는 1936년 경남 함안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 대학원을 마치고 65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그는 70년대에 ‘식민지 반봉건주의론’을 주장, 좌파학생운동의 대부로 불렸고, 80년대 중반에 비로소 편향된 사상을 극복하고 우파적 시각의 ‘중진자본주의론’을 주장했다. 전향 386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안병직 교수 인터뷰 전문]

-‘뉴라이트운동’에 직접 투신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동안 나는 일본에서 살았는데 해외에서 한국을 바라보니 한국이 정치 ∙ 사상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워 보였다. 그리고 단순히 혼란스러운 것이 아니라 한국이 지향하는 정치 ‧ 사상적 지향이 옳지 않은 것 같았다. 구체적으로 한국이 나아갈 방향이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통일’이고 하나는 ‘선진화’다.

내가 볼 때 ‘통일’이라는 것은 한국이 나아가야 할 현대사적 과제지만, 통일은 당장 달성될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다. 바로 두 가지 조건이 통일을 반대하고 있는데 첫째 김정일 정권의 존재다. 김정일은 핵과 미사일을 중심으로 선군정치를 지향하기 때문에 개혁 ∙ 개방을 배제하고 있다.

그런 김정일 정권이 존재하는 한 통일은 힘들다. 개혁과 개방을 지향하면 통일이 가능하지만 핵과 미사일 개발은 김정일이 대외적으로 문을 닫고 독자적 노선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둘째는 해방 이후 지금까지 반세기 이상 진행되어 온 이질화 문제다. 이질화가 너무 깊이 진전돼 있다. 남북의 국민이 같은 동포라 하지만 실제론 정치의식이나 생활수준, 시민의식이 많이 다르다. 너무 이질화가 깊이 진행돼서 이걸 그대로 섞어버리면 혼란이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설령 김정일 정권이 붕괴된다 하더라도 당장 통일은 어렵다. 또, 개혁개방을 하더라도 상당 정도 남북이 갈라져서 생활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이 두 가지 때문에 통일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당장 달성할 수는 없다.

남은 과제는 결국 한국의 선진화인데, 선진화라는 것은 근대화가 되어온 조건이 충족되고 보장되면 되는 것이다. 또, 선진화를 위해서는 한미동맹과 서방 국가와의 우호 친선관계 등 대외적 관계가 보장되는 한 선진화 비전을 제시하고 선진화 정책을 쓰면 선진화는 달성될 수 있다. 현재 이 두 가지 문제, ‘통일을 먼저 할 것이냐’ ‘선진화를 먼저 할 것이냐’는 문제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지금 현 정권은 통일도 하고 선진화도 양쪽 다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김정일이 선군정치를 하고 있는 한 양 노선은 모순이 된다. 현재 통일과 선진화는 양립할 수 없다.

민족공조라는 것은 서쪽으로 향하고 있는 반면 선진화를 위한 한∙미∙일 공조라는 것은 동쪽을 향하고 있다. 노 정권은 ‘더블스탠딩’이기 때문에 제대로 되는 정책이 없다. 그러한 혼란을 사상적인 차원에서 정리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일본에서 한국에 건너왔다. 그 사상이라는 것이 국가정체성을 뚜렷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뉴라이트운동에 참여하게 됐다.

-현 정부를 더블스탠딩이라고 했는데 무엇과 무엇의 더블스탠딩인가?

현재 한국이 추구하고 있는 대외정책이 하나는 ‘민족공조’ 하나는 ‘한미동맹’이다. 김정일이 개혁∙개방정책을 취하면 민족공조와 한미동맹이 조화될 수 있다. 그러나 김정일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하는 선군정치를 하고 있는 한 민족공조와 한미동맹이 어긋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뉴라이트 운동은 과거 80년대 좌파운동을 했던 전향 386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이 안에서 교수님의 역할은 무엇인가?

내 능력이 미칠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두 가지다. 첫째는 386이 아직 연령도 어리지만 사상적으로 성숙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나는 그 사람들보다 나이를 더 많이 먹었고, 사상적으로도 명확한 스탠스를 가지고 있어, 사상적으로 조금 지도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사상적으로 그들을 지도한다는 것은 무엇에 근거하느냐 하면, 현재 뉴라이트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나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과거에 내가 좌파운동을 하고 있을 때도 그랬지만 이들이 우파를 전향한 이후에도 그렇다. 87년 이후 내가 중진자본주의 이론을 주장했는데, 중진자본주의 이론이라는 것이 결국 한국 자본주의가 잘 발전하고 있다는 우파 이론인데, 이런 나의 입장에 공감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한국 역사에서 구체적으로 중진자본주의 이론과 사상을 한국 선진화 방향에서 나와 이들이 함께 힘을 합해 구체화 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

-한국이 나아가야 할 선진화 방향은 무엇인가?

한∙미∙일 공조 회복이다. 한국은 아직도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기동력이 부족하다. 기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우선 안보가 확보돼야 한다.

노무현 정권, 좌파 민족주의 세력은 기본적으로 자주화 노선이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근대사의 소망이기는 하지만 객관적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한번도 실현된 적이 없다. 한국 근대사 100년을 살펴보면 한국사의 발전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자주국가가 된다는 것은 누구든지 가지고 있었지만. 한국 근대사의 발전은 국제 협력노선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왜냐하면 한국근대 발전의 기동력이 사상 기술 자본 등 발전의 기동력이 밖으로부터 들어오는 것이지 내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국제협력을 하지 않으면 근대사회가 발전할 수 없다.

내가 이번에 제시한 것은 뉴라이트운동은 자주노선에서 국제협력 노선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 그동안 부정적으로 보였던 한국 근대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이게 된다.

60년대 이후 산업화라는 것도 외국과의 협력을 통해 발전한 것이다. 국제협력노선이라는 것은 결국 그런 식으로 해서 발전한다.

산업화 발전과정에서 외국과의 협력관계 때문에 자주성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결코 문제될 게 없다. 처음부터 우리가 자주 ∙ 자립이라는 것은 근대국가의 목표였지만 자주노선을 걸었던 북한과 좌파민족주의는 한번도 근대화 국가를 건설한 적이 없다.

노무현 정권은 자주노선이라는 미명 아래 북한인민을 굶겨 죽이고 정치범수용소에 가두는 사람들과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주노선을 절대 선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자주노선은 절대선이 아니라 실패한 것이다. 국제협력노선이라는 것은 종속적이고 매판적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한국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경제발전과 정치발전을 모두 달성했다.

-얼마 전 뉴라이트 사상 ∙ 이론지를 표방하는 계간 ‘시대정신’을 재창간 했는데, 이번 ‘시대정신’을 통해 주요하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인가?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서 한국근현대사의 개혁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과제였다. 현재 한국근현대사는 각종 운동사를 중심으로 역사가 기술돼 있다. 예를 들면 해방 이후 민주화운동이나 통일운동을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사가 기술돼 있다. 그건 결국 무엇 때문에 그렇게 돼 있느냐 하면, 현재 한국이 완전한 자주국가가 안됐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불완전한 독립국가이기 때문에 완전한 자주국가 건설을 위해 대한민국만 가지고는 안되고 북한과 통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을 하면 이상적 국가를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인식이다. 그런 것은 완전 공상이다. 북한이 현재 개혁개방을 하면 가능하겠지만 전혀 그럴 가능성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교과서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대한민국 발달사’를 중심으로 한국근현대사를 기술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제대로 달성된 훌륭한 국가다. 결함이 있는 국가가 아니다. 이것을 기반으로 해야 비로소 선진화도 가능하다. 대한민국이 선진화 되어야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통일도 가능하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확립해야 한다. 그러한 교과서를 쓰기 위해서는 교과서가 어떤 방향과 내용으로 기술돼야 하는지를 이번 ‘시대정신’을 통해 특집으로 다뤘다.

-계간 ‘시대정신’이 뉴라이트 사상 ∙ 이론지를 표방했는데 앞으로 시대정신이 담당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고, 이 잡지를 통해 사회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시대정신’은 계간지니까 일년에 4권이 나온다. 그래서 자주 내지 못하기 때문에 매 호마다 특집을 다루려고 한다. 예컨대 9월호의 특집은 ‘민주화운동의 대해부’를 기획하고 있다. 지금 집권세력이 민주화운동세력이다. 이 민주화세력의 정체가 무엇인지 역사적으로 해명하려고 한다. 이에 대해 국민들이 잘 모르고 있다. 이것을 해명하려 한다. 민주화운동세력이 과거 독립운동과 통일운동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또 그들의 사상이 무엇인지 오늘날 한국이 추구해야 할 국제주의와 잘 조화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려고 한다.

12월호는 ‘남북문제’를 다루려고 한다. 북한사회가 당면한 문제는 무엇이고 실상은 무엇인지, 그리고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를 고민해 보려고 한다. 그 다음 호는 2007년 말에 대선도 있기 때문에 한국의 선진화 방향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려고 한다. 앞으로 정권을 담당할 사람들은 선진화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시대정신’은 앞으로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기본적인 과제를 해명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려고 한다.

-얼마 전 노무현 대통령이 몽골에서 북한에 ‘조건 없이 지원하겠다’며 미국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미동맹’에 대한 우려부터 ‘무조건 퍼주기’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노무현 정권이 한미동맹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은 정권 초기부터 해왔다. 초기부터 해오던 자주화 노선에 따라 발언을 했다고 생각한다. 대북정책에 있어 미국의 간섭을 받지 않고 한국정권 생각대로 대북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그 자주적인 발언이 올바른 방향인지는 전혀 별도의 문제다. 왜냐하면 북한의 현실을 너무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중의 햇볕정책이 북한의 실정을 모르고 한 헛소리였다. 난 처음부터 김대중의 햇볕정책에 대해 헛소리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대중은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인식이 없고, 자신의 공상적이고 주관적인 ‘3단계 통일론’에 입각해 한 것이다.

여기서 비현실적이라는 것이 어디에 나타나느냐 하면, 2000년에 남북정상회담 하고 ‘6∙15남북공동선언’을 발표했는데, DJ가 6∙15남북공동선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조항이 ‘김정일의 서울답방’인데 그것이 실현됐는가? 북한은 남한과 달리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우리민족끼리’라는 합의였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만 취해서 활용했다. 자신들이 지키고 싶지 않은 것은 지키지 않는다.

그리고 햇볕정책이라는 것이 햇볕을 쬐면 외투를 벗는다는 것인데, 지금 어떤가? 외투를 더욱 두텁게 입고 있지 않나? 그것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선군체제의 강화로 나타났다. 그렇기 때문에 김대중은 북한문제가 올바르게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기 보다는 당시 회담을 통해 ‘노벨평화상’을 노린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 실현된 것은 그것뿐이다. 표면적인 말과는 달리 당시 ‘현대’를 끌고 가 뇌물을 주고 노벨상을 매수한 것이다. DJ가 노린 것은 구체적으로 그것에 불과하다. 6.15공동선언이라는 것은 DJ에게는 들러리에 불과했다. 장식물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에 조건 없이 물질적 제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것도 순수한 의도로 볼 수 없다. 왜냐하면 2000년 남북공동선언 이후 지금까지 7년째지만 조건 없이 줘서 아무것도 안됐다. 북한이 변한 게 있나.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 특구를 들며 뭐가 되는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되는 게 아니다. 이번 남북철도 시험운행 중단도 마찬가지다. 자기들이 받아 먹을 것은 다 받아먹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전혀 없다.

그런데 북한으로 하여금 저런 식으로 행동하게 만든 것은 김대중의 햇볕정책과 노무현은 조건 없는 지원정책이었다. 김대중이나 노무현이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이렇게 하는가? 그것은 바로 남쪽에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명분을 축적하는 것이다.

한국정부가 할 수 있는 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통일’이고 하나는 ‘선진화’다. 현재 선진화 정책은 완전 실패했다. 그렇다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 명분을 위해서 북한을 붙잡고 있다. 북쪽과 뭔가를 하는 것처럼 해서 명분을 쌓는 것이다.

그런 정책의 총파탄이 5∙31 지방선거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국민들이 무능정권에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6자회담의 해법은 무엇인가?

해법이 없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의해 선군정치를 하는 이상 해법은 없다. 그들이 선군정치를 포기하겠다는 말은 일체 안 한다. 회담을 하면 할수록 북한은 핵개발 시간만 버는 것이다. 김정일이 선군정치를 포기하는 날 자기 정권이 붕괴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절대 그럴 수 없다.

지금 북한은 사회 인프라 등 모든 것이 붕괴돼 있다. 그중 가장 가슴 아픈 것은 가족관계까지도 해체됐다는 것이다. 김정일 정권은 주체사상이나 유일사상 등 미신으로 인민들의 정신까지 마비시켜 놨다. 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정신의 자유를 빼앗고, 물리적 폭력을 동원해 사회를 유지한다. 만약 개혁∙개방을 하면 이런 미신과 폭력을 쓸 수도 없기 때문에 개혁∙개방이 힘들다.

또, 김정일이 개혁개방을 하려고 하더라도 천문학적인 외자가 필요하다. 수천억 달러의 외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김정일 정권을 믿고 수천억 달러를 지원할 나라가 어디에 있나? 이와 함께 남북 간에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졌다. 개혁∙개방을 하면 북한 인민들의 김정일에 대한 불만을 누를 수가 없다. 남북 간의 격차를 보고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북한은 개혁∙개방 펼 수 없다. 그래서 미국과 같은 압박정책을 쓰는 것밖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25일로 예정됐던 남북열차 시험운행이 북한의 일방적 중단 선언으로 표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남한에 책임을 떠넘기고, 한국에서는 북한 군부의 반대가 그 원인이라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그것은 북한사회가 유일신체제라는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유일신이라는 것은 통치자가 ‘민족의 태양’이기 때문에 거기에 다른 세력을 용납할 수 없는 사회다. 군부가 딴소리를 낸다는 것은 북한을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다. 북한은 일인독재체제인데 단순한 일인 독재가 아니라 유일신 체제다. 거기에 사회 각 계층의 개별적인 목소리가 존재할 수 있으나 표출될 수 없는 사회다. 우리나라는 다원주의 사회다. 그러나 북한은 일원적 사회다. 우리 사회를 바라보듯 북한을 똑 같은 기준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그런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한국정부는 북한 인권문제를 접근할 때 ‘자유권’과 ‘생존권’으로 구분해서 식량지원 등을 통한 ‘생존권’ 보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정부도 북한인권 문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변명한다. 현 정부의 북한인권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북한이 현재 기아상태에 있으니까 북한인권문제에 있어 생존권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북한 주민들이 생존을 할 수 있는 물자 공급을 받아야 한다. 그러려면 남한이 북한에 지원할 때 북한의 주민들이 직접 손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북한정권에 주면 북한 인민들에게 돌아가리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그들에게는 독특한 이해관계가 있는데 그들에게는 체제유지가 가장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에 우선 쓰여진다. 북한이 자기들의 체제를 유지하는데 있어 지배계층이 있는데 그들에게도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그들에게 식량이 지원된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인민들에게 식량이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분배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북한의 인권문제는 생존권 문제뿐만 아니라 자유권이 보장돼야 한다. 북한에 지원할 때에는 ‘정치범수용소문제’나 ‘납북자문제’ 등을 함께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현 정부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안하고 무조건 도와준다. 또, 내가 가장 비참하게 생각하는 것은 남한 교도소의 면회소보다 못한 남북이산가족 상봉문제다. 그걸 볼 때마다 눈물이 나는데, 교도소에서도 그런 상봉은 안 한다. 그것보다 자유롭게 한다. 그게 무슨 인도적인 조치라고 뻔뻔스럽게 국민들에게 이야기 하는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교도소 면회소보다 못한 남북이산가족 상봉현장에서 이산가족들이 울고불고 하는 것을 보며 이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저 즐기고 있을 뿐이다.

-끝으로, 교수님과 뉴라이트재단의 향후 활동계획을 설명해 달라.

우리는 어디까지나 사상활동을 하기 때문에 정치활동과는 다르다. 사상활동은 진리추구다. 정당활동은 진리를 추구하지만 사회 각 계층의 이해관계를 조절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활동과 사상활동은 공통되는 부분이 있지만 같진 않다. 그래서 독립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 우리는 뉴라이트니까 우리 국민들 사이에 우파의 정서가 제대로 확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그것이 향후 국민들이 정권을 선택할 때 기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영천 기자 pyc@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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