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상호주의는 남북간 대립과 갈등만 불러와”

노무현 대통령은 19일 민주평통자문회의 제13기 전체회의에 참석해 “불신과 대결을 앞세우는 냉전시대의 사고와 감정적 대응을 앞세우는 경박한 상호주의로는 (남북)문제를 풀어갈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남북 문제에는) 인내와 절제,관용의 자세가 필요하다”며 “상대방이 하는 대로 우리도 똑같이 대응해야 한다는 상호주의는 당장은 속시원할지 몰라도 국민의 안전과 평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이어 “상호주의는 오히려 신뢰를 해치고 또 다른 대립과 갈등을 불러올 뿐”이라며 “상호주의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수시로 발생하는 위기상황의 반복과 대결구도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최근 한나라당의 대북정책 변화 움직임에 대해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다만 이처럼 중차대한 정책의 전환을 몇 사람의 몇 마디 말로 가볍게 할 수 있고, 믿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비꼬았다.

노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한나라당이나 후보들이 한마디씩 던지는 방식으로 적당히 여론에 편승했다가 나중에 흐지부지 뒤집어 버리는 그런 공약이 아니길 바란다”며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열한 토론을 거쳐 당론을 모으고 그 당론으로 포용정책을 국민에게 엄숙히 공약하는 절차가 있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만일 지난날 포용정책을 그렇게 비방했던 일에 대한 약간의 사과가 보태진다면 더 좋겠지만 거기까지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최근 2.13 합의 초기단계 조치가 이행되고 6자회담이 긍정적 분위기에서 진행되면서 참여정부 출범후 지난 4년여 동안 대북 포용정책을 흔들리지 않고 추진한 것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발사와 핵시험 등 순탄치 않은 대북정책 여건에서도 관용과 신뢰 구축이라는 일관된 원칙을 지켜왔다”면서 그동안 “미국내 일부 강경파들이 북한 체제의 변화에 대해 문제 제기하기도 했고, 야당과 일부 언론의 정략적 공세가 4년 내내 계속되었다”고 회고했다.

이런 조건 하에서도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고 포용하고 역지사지 함으로써 신뢰를 쌓아왔고, 상대가 불합리하게 나올 때에도 인내심을 갖고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북핵문제가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자평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조속히 달성하고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하며, 군사적 신뢰 구축과 함께 경제협력을 확대해서 남북공조를 통한 북방경제 시대를 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방경제시대가 열리면 베트남 특수, 중동 특수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크나큰 도약의 기회가 올 것”이라며 “지금 당면한 과제는 북핵문제 해결이지만 그것이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고 남북이 함께 보다 풍요로운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며 “나아가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 비전이야말로 가장 핵심적인 미래 전략이고, 민족이 웅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자는 국가적 전략”이라며 “어느 정당도, 차기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 누구도 이 비전을 가벼이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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