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북핵 해결없이 남북관계 어렵다”

▲ 축사 중인 노무현 대통령 <사진:연합>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13일 6.15 공동선언 5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참석, 축사를 통해 지난 주말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북핵 해결을 위한 대북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노 대통령의 축사는 ▲6.15 남북공동선언의 합의 이행 ▲북핵문제의 중요 당사자로서 남북한의 적극적인 역할 및 남북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북핵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 기조를 재확인한 한미정상회담 결과 설명 등 세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노 대통령은 북한 당국에 핵무기 개발 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촉구하고, 6자 회담에 복귀해 북핵 대화에 적극 나설 경우, 체제안전보장은 물론 북한 경제발전을 위한 정부의 포괄적인 대북지원방침을 재확인했다.

특히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 당사자로서 남북한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한 점은 시기적으로 적지않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14∼17일 평양에서 열리는 6.15 남북공동 기념행사의 당국간 접촉, 21∼24일 남북장관급 회담 등 잇따른 남북당국간 접촉을 앞두고 있고, 남북접촉이 북한핵과 남북관계 등 한반도 정세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이처럼 중량감있는 남북대화가 예정돼 있더라도 이번 기회에 북핵문제 해결의 단초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향후 남북관계 정상화에도 악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도 깔려 있다.

정부는 이같은 상황인식속에서 이번 남북 당국간 접촉을 뉴욕 북.미 채널, 베이징 북.중 채널과 더불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북핵문제 미해결시 근본적인 남북관계 진전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대화는 계속되어야 하고, 남북대화가 북핵문제 해결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점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이처럼 노 대통령이 남북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한 점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배경에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남북대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힌 점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남북대화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긴요하며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유용한 통로로서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남북장관급 회담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장관이 전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일련의 예정된 남북당국접촉을 통해 한미정상회담의 메시지를 북측에 적극 설명하며,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북핵 해결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주도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자세 전환을 촉구하며 남북당국간 접촉에 앞선 사전 분위기 조성에도 힘을 보탰다.

노 대통령이 “북핵문제야말로 우리 민족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남북한이 민족문제 해결의 당사자임을 천명한 6.15 공동선언의 의미와 북한이 주장하는 ’민족공조’를 상기시킨 점은 ’남북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라’는 대북 촉구인 셈이다.

이와함께 노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미국이 추구하는 목표는 평화이며,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부시 대통령의 발언을 강조한 것은 북한의 ‘우려’를 불식하는 동시에 6자회담 복귀의 명분을 제공하는 의미도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미국 정부의 긍정적 신호들은 보지 않고, 미국 언론들에서 나오는 부정적 신호들만 부각해서 보는 경향이 있는데, 부시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밝힌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정확히 읽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연쇄 남북당국간 접촉을 계기로 북한의 핵포기때 북미관계 정상화 방안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의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전달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도 남북대화를 북핵 문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하는 장으로 삼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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