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마셜플랜’ 거론하며 “對北지원은 ‘투자’” 강조

이탈리아를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동포간담회 자리에서 “우리가 (북한이) 달라는 대로 다 주더라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도 남는 장사다”라며 “마음속으로 제발 (6자회담을) 깨지만 말아 달라고 마음먹고 있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에) 자꾸만 퍼준다고 비난을 많이 듣는데 미국이 전후에 여러 정책도 펴고, 투자도 하고 했는데 그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이 ‘마셜플랜’”이라며 “전쟁 뒤 미국이 막대한 원조로 유럽 경제를 살렸기 때문에 그 이득을 가장 많이 본 나라가 미국”이라고 말했다.

마셜플랜은 미국이 제2차 대전이 끝난 1947년 유럽에 대한 소련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기 위한 ‘유럽 부흥 계획’이다.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던 조지 마셜은 전쟁으로 황폐화된 유럽의 재건과 부흥을 목표로 총 130억 달러 규모의 특별 원조계획을 발표한 것.

노 대통령은 “우리도 남북관계가 풀리고 개성공단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그것을 진행할 수 있다”며 “북한 경제 살려 가면 미국의 마셜플랜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고, 그를 통해 동북아시아에서 아주 효율적인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북한에 대한 원조를) 투자로 생각하고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북핵 문제 향방과 관련해선 “저는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쪽”이라며 “북핵문제가 해결되어 가고, 어느 단계에 이르면 남북간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일을 할 것”이라고 말한 뒤 “지금은 정전상태로, 보기에 따라서는 전쟁의 연장상태”라며 “전쟁을 끝내고 앞으로 남북간 평화적 협력을 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대북지원을 미국의 마셜플랜과 비교해가며 그 타당성을 설파한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대대적인 대북지원을 예고하는 것은 향후 남북정상회담을 끌어내기 위한 포석이란 의혹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데일리NK와의 전화통화에서 “마셜플랜의 목적은 수혜국들의 정책방향이나 이념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지켜가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북한은 핵실험을 했고, 이제야 핵을 포기하겠다고 시작한 단계에서 마셜플랜이라는 말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선회하고 한반도 비핵화로 원상복귀하고 북한인권에 전향적 개선조치를 실시한 조건에서 대북지원을 실시해야 본격적 의미에서 마셜플랜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남주홍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도 “마셜플랜은 미국이 유럽을 동맹으로 묶기 위한 투자였다”고 지적한 뒤 “마셜플랜을 근거로 대북지원을 하는 것은 북한이 우리 통일방안에 따라오거나 적어도 개혁·개방을 해야 하는 것인데, 과연 북한이 그러고 있느냐”고 힐문했다.

남 교수는 ‘북핵 문제 낙관론’에 대해서도 “지극히 초보적 합의(베이징 합의)만 했을 뿐인데, 섣부른 낙관론은 위험하다”며 “북한 핵은 근본적으로 체제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북핵 문제 낙관론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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