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대통령 4년 연임제’ 제안 與野 찬반 격돌

▲ 노무현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정치권이 노무현 대통령의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제안이 미칠 파장에 대한 손익계산을 따지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노 대통령은 9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5년 단임제를 임기 4년에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게 개정한다면 국정의 책임성과 안정성을 제고하고, 국가적 전략과제에 대한 일관성과 연속성을 확보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개헌을 제안했다.

노 대통령은 담화에서 “어떤 정략적 의도도 없다”며 국민들과 정치권의 호응을 촉구했다.

‘4년 연임제’가 노 대통령의 발의로 국회에 상정된 이후 제적인원의 3분의 2가 찬성해야만 의결되는 현행 규정상 한나라당이 동의(의석수 127석)는 필수적이다.

현행 헌법은 ‘개헌은 대통령, 또는 국회의원 과반수의 발의할 수 있고 제적의원 3분의 2의 찬성으로 의결되며 이후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선승리를 위해 무풍가도를 달리고 있는 한나라당과 당 대선주자들은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개헌언급은 결국 ‘정치적 노림수’에 따른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빅3도 경계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개헌에 긍정적인 태도다. 지난해 여론조사(각종 여론조사 결과 50%이상이 찬성) 결과까지 들먹이며 한나라당에 공세를 취하고 있다.

김근태 열린당 의장은 “개헌은 여야가 오랫동안 주장해온 내용이고 이미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 있다고 본다”며 환영의 의사를 밝히면서 “야당 대선 후보들도 평소 개헌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만큼 거시적 안목에서 동참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김 의장의 즉각적 반응은 통합신당 논의과정에서 개혁파와 실용파로 분열돼 기싸움이 계속되고 있고, 염동연 의원 등의 ‘조기 탈당론’까지 대두돼 만신창이가 된 당의 새로운 돌파구로 여기고 있는 듯 하다.

정계개편 논의 과정에서 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던 김근태 의장은 전날 “정권 재창출을 위해 대통합 신당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노 대통령의 힘과 지원을 부탁드리고 싶다”며 화해의 제스처를 보낸 이후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즉각적으로 환영의사를 밝힌 것도 주목할만하다.

한나라 빅3 “대선용 개헌에 반대”

반면, 한나라당은 현 시점에서 개헌 논의는 ‘정치적 노림수’라며 경계하면서 시기의 부적절함을 지적, 논의를 차기 정권으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노 대통령이 판을 흔들어서 정치권 중심에 서려고 하는 꼼수”라고 밝혔다. 나경원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적 노림수’라고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개헌과 개헌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차기 정권에서 이뤄져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개헌논의의 시점이 아니라며 ‘참 나쁜 대통령이다’, ‘국민이 불행하다’ 등의 강경한 어조로 비판했고, 이명박 전 시장도 “현 정권 말기에서 개헌을 논의하는 것은 옳지 않고 다음 정권 초기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측은 “개헌 원칙에는 찬성하지만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고 전략적 의도고 담겨 있다”고 평가했고 원희룡 의원은 “권력구조나 임기만 포함하는 원포인트 개헌은 정략적이고 비현실적”이라며 “대선이나 총선 공약을 통해 국민들의 의사를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행 헌법 상 ‘4년 연임제’가 통과되더라도 노무현 대통령은 그 대상이 아니다. 헌법은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명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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