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대통령 도보로 군사분계선 넘을 듯

노무현 대통령이 다음달 2일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육로로 방북하는 길에 군사분계선(MDL)을 도보로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같은 방안을 추진하기로 확정하고 북측에 최종 동의를 구한 상태다. 북측이 동의해올 경우 노 대통령은 분단 이후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는 최초의 국가원수가 된다. 청와대는 이 광경을 TV를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한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는 28일 청와대 관계자가 “분단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방북길에 오르는 역사적 상징성과 의미를 살리는 차원에서 도보로 월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의 군사분계선 넘기 퍼포먼스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핵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대통령이 지나치게 앞서갈 경우 현 한반도 정세를 호도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친북사이트에 대한 접속제한 해제 검토 가능성을 시사한 전날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사회 일각의 논의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일반론을 말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천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학술계 뿐 아니라 언론계 내에서도 이 같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었다”고 소개한 뒤 “그런 차원에서 일반론적으로 답변한 것”이라며 일부 언론보도가 와전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체가 불명하고 남한의 민심교란을 목적으로 하는 친북사이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검토할 계획을 세운 상태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아리랑 공연’ 관람을 수용한 데 대해 “이를 수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근거 중 하나가 남북 지상파방송 개방인데, 그런 내용을 전제로 할 때 아리랑 공연은 남측이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측에서 이 같은 발언이 흘러 나오는 것과 관련,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부가 헌법을 수호하는 것 보다 ‘북한 정권 비위 맞추기’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우려했다.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의 아리랑 공연관람 결정과 청와대의 친북사이트 접속제한 해제 검토는 유감스런 일”이라며 “지금 정부는 독단(獨斷, 나홀로 판단), 독주(獨走, 나홀로 행동), 독선(獨善, 나홀로 옳음) 등 ‘3독(三獨)’이라는 자기함정에 빠져 있다”고 쓴 소리를 냈다.

박 대변인은 “가장 유능한 운전수는 옆 좌석에 앉아있는 승객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으면서 빨리 달리는 사람이다”며 “대북정책도 마찬가지다. 궤도 위를 달리는 기차가 아니라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와 같이 상황이 유동적이다”고 지적했다.

현재 검찰이 국정원과 함께 접속을 차단한 친북사이트는 모두 42개로 알려졌다. 지난 7월에는 친북문건 300건을 다운받아 국내 친북좌파단체 사이트에 올린 30대가 국가보안법 찬양·고무죄로 구속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