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대통령이 느끼는 부담, 장관과 비교 안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달 베이징(北京) 북핵 6자회담 합의 직후 국무회의에서 북핵 타결 외교전의 막전막후와 이 과정에서 대통령으로서의 소회를 털어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홈페이지는 3일 노 대통령이 베이징 회담 타결 이튿날인 지난달 20일 국무회의에서 행한 언급을 상세히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과 미국에 ’전략적 결단’을 끊임없이 요구해왔음을 상기시키며, 북미간의 근본적 차이를 조정하기가 쉽지 않았음을 토로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그저 구경꾼으로서만 관리해 온 것이 아니고, 북한과 미국 사이의 근접되기 어려운, 아주 근본적인 차이들을 하나로 합치시켜내는 데까지 집요하고 일관된 노력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 해법 3원칙인 ▲북핵불용 ▲평화적 해결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거론하며 “이 말이 너무 당연한 얘기로 들리고, 아무 느낌도 들지 않지만, 핵을 가지고 어떻게든 최대한 실제 무기화 또는 협상 무기화하려는 북한의 집착과 실제 협상의 핵무기라는 가치를 생각하면 ’북핵 불용’이라는 게 이름은 아주 밋밋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고 회고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미국이 ’9.11 사태’ 이후 연속되고 있는 대외 강경정책, 대테러 강경정책의 분위기 속에 있었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말이 평화적 해결이지 쉽지 않았던 일”이라며 “어쨌든 처음 출발 당시 그 원칙을 세웠을 때는 밋밋한 그 원칙을 가지고 밀고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우리 외교 당국과 남북 교섭 당국이 정말 힘을 많이 기울여줬다”고 외교팀을 평가했다.

더불어 노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의 전략적 결단도 평가, “처음부터 입장을 꼼꼼히 하나하나 점검해본 사람의 입장에서 북미 양쪽 다 참 많이 양보했다”며 “출발선에 있을 때와 비교해 보면, 양쪽 모두 그야말로 훌륭한 정치적인 결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북핵 문제가 위기 국면에서 해결 국면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두 가지 결정적 계기를 꼽았다.

하나는 “미국 조야와 대화를 주도하기 시작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역할, 또 하나는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만남, 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의 미국측과의 막판 협상 노력을 들었다.

노 대통령은 막판 베이징 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마침 반 장관이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에 머물고 있었다는 사실이 문제를 푸는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만일 반 장관이 한국에 있었으면 미국까지 비행기 타고 다시 간다는 게 그렇게 용이한 상황이 아니었을 텐데, 마침 뉴욕에 있었다”며 “모두가 참 좋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이날 “기분이 좋아 말을 많이 하는데 실제로 이 문제와 관련해 여러분하고 나하고도 느낌이 차이가 난다”며 “워낙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 느끼는 부담과 그냥 장관이 느끼는 부담은 비교가 안 된다”고 언급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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