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주변 NL출신 있는한 ‘반미’청산 못해

북한 핵실험이라는 치명적인 안보위협 요소가 발생했음에도 집권세력의 대북정책은 요지부동이다.

집권 여당 지도부와 386 출신 의원들은 PSI(확산방지구상) 참여 폭을 두고 미국 네오콘과 일부 극우세력의 ‘전쟁불사’ 기도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집권세력의 이 같은 행태는 청와대와 여당 내에 광범위하게 포진한 386 운동권 출신들의 이념적 성향 때문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청와대 386이 집권 초기의 기세 등등함은 어느 정도 희석됐지만, 최근 문화일보 절독사건 등을 볼 때 여전히 이들 상당수가 다양한 형태의 회합과 회의체계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노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386 운동권 참모들이 보낸 ‘대통령께서는 (우리의 이상을 실현할) 도구가 되어달라’는 편지를 받고 공감을 나타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들은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주요 경력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당시 북한 정권에 대한 연대의식과 반미주의로 무장했다는 점도 사실이다.

민주화 운동이 386 이력의 양지라면 그들의 친북좌파적 이념 성향은 음지에 해당한다. 물론 이들 다수는 집권세력 참여 이전에 이미 운동권 활동을 중단했기 때문에, 아직도 이른바 ‘혁명’을 꿈꾸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과거 학생운동 경력만으로 10~20년이 흐른 지금에도 이들을 주사파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현재 열린우리당 현역 의원 중에는 전대협 의장 출신만 3명이다. 과거 전대협이 반미청년회나 자주민주통일그룹(자민통 그룹) 같은 주사파 배후조직의 지도를 받고 있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들 외에도 전대협 동우회 출신만 현역 의원이 10여 명이 넘는다. 이외에 국회 보좌관이나 비서진을 합한다면 8·90년대 운동권 출신들만 여야를 통틀어 국회에 100여 명이 훨씬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청와대도 그 정도가 덜하지 않다.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이상 268명 중 3, 40여명 이상이 80년대 NL계열 운동권 출신으로 파악된다. 참여정부 이후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올해 10월 31일까지 퇴직한 171명 중에도 386운동권 출신만 수십명이다.

지난해부터 연대출신 386 청와대 약진

이 외에도 80년대 전후 운동권이나 사회 시민단체나 운동단체 출신들 합하면 그 숫자는 크게 늘어난다. 이들도 역시 NL성향의 운동경력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차관급인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있는 전해철(44) 씨는 고려대 운동권 출신으로, 사법고시 합격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90년대 후반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 인권위원회를 이끌었다.

같은 민정수석실에 있는 김영배 행정관도 고려대 NL계열 출신이다. 그는 정경대 단과대학생회장을 지냈고 전대협 의장 비서로 일했다.

청와대 비서실장실 국정상황팀에 있는 송진옥 행정관도 같은 고대 NL계열 출신으로 조직사업에서 수완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부터는 청와대 내 386 운동권 출신으로 연세대 출신들이 주목을 받았다. 윤태영(45) 청와대 대변인은 연세대 경제학과 79학번으로 교내에 유인물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당시 그는 성품이 반듯해 후배들의 귀감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글쓰기에도 재능을 보여 학생운동 과정에서도 각종 시위 관련 인쇄물을 제작했고, 1994년 노 대통령의 자전 에세이 ‘여보, 나 좀 도와줘’ 출간 작업을 도우면서 인연을 맺었다. 그는 청와대 연설담당 비서관, 제 1부속실장을 거쳤다.

천호선(44) 전 의전비서관은 윤 대변인과 연세대 선후배 사이로 노대통령과는 1991년부터 관계를 맺어왔다. 그는 연세대 사회학과 80학번으로 교내시위를 주동하다 구속됐다. 그는 석방 이후 수도권 소재 공장에 들어가 노동운동을 벌였다.

반미운동 대학 전파 장본인이 안보비서관?

천 비서관은 노 대통령과 일찍 인연을 맺어 ‘정치적 동지’로 불리기도 한다. 국민참여수석실 참여기획비서관, 정무기획비서관과 팀장을 거쳐, 2005년부터 청와대로 올라오는 모든 정보를 총괄하는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했다. 그는 10월 초 청와대에서 퇴직했다.

이들과 가까운 사이로 김만수(42) 전 청와대 대변인이 있다. 김 전 대변인은 연세대 사회학과 84학번으로 윤 대변인, 천 의전비서관과 막역한 사이다. 그는 대학시절 학생운동에 전력해 1987년 구국학생동맹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당시 공안당국은 구국학생동맹을 80년대 중반 대학가를 중심으로 맹렬하게 세력을 확장하던 주사파 세력의 연세대 산하조직으로 파악했다.

연세대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안보정책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인물은 박선원(43) 안보전략 비서관이다. 박 비서관은 2003년 4월 청와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역할을 강화하면서 발탁됐다.

박 비서관은 연세대 82학번 출신으로 85년 삼민투(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 투쟁위원회)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대학에 반미운동이 뿌리내리는 데 주요한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비서관은 85년 미문화원 점거농성으로 투옥된 뒤 영국으로 유학해 국제정치학을 전공하고 귀국했다.

85년 당시 박 비서관과 함께 삼민투 활동을 했던 연세대 출신 A씨는 “현 정부의 대외정책이 미국과 갈등을 빚고 북한에는 유화정책으로 일관하는 데는 과거 반미운동에서 이념적 진화가 덜 된 청와대 386들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보좌하는 제1부속실장은 연세대 문과대 학생회장 출신 문용욱(40) 씨가 맡고 있다. 문 실장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수행비서를 맡았다.

이호철(48) 국정상황실장은 부산대 77학번으로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1981년 9월 발생한 부림사건의 피의자로 당국의 추적을 받았다. 그는 당시 부산지역 3대 운동권 그룹 중 하나였던 부산대 지하서클 사랑공화국(일명 도깨비집)을 이끌었다.

노 대통령은 아침 8시 30분에 윤태영 대변인, 이호철 국정상황실장, 천호선 전 의전비서관, 문용욱 제1부속실장 등과 함께 아침모임을 갖고 그날 일정과 여론 동향, 이슈 등을 보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유시민 의원의 입각 등 민심과 동떨어진 결정을 내린 데는 공식회의체가 아닌 이러한 비선 모임이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어떤 식으로든 정치재기 꿈꿀 것

최근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임명돼 낙하산 인사 논란을 일으킨 이은희(41) 전 청와대 제2부속실장도 연세대 85학번으로 총여학생회장 출신이다. 당시에는 총학생회장과 함께 여학생들의 투표로 선출되는 총여학생회장이 따로 있었다. 총여학생회장도 당시 운동권 세력의 핵심적인 거점 중에 하나였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청와대 비서관급인 대통령 자문 ‘사람입국일자리위원회’ 기획운영실장인 이수원 씨도 연세대 운동권 출신이다. 79학번인 이 실장은 학생운동을 거쳐 인천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북한의 구국의 소리 방송 청취 등 학습팀 운영으로 인해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었으며, 출소 후 울산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청와대에 합류하였다.

연세대 이외에도 고려대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 대학과 부산지역 386 및 90년대 운동권 출신 다수가 청와대에 포진하고 있다. 청와대 행정관의 경우 정권 출발부터 별정직으로 배정된 직위의 상당수가 80년대와 90년대 운동권 출신들로 채워졌다.

조선 동아 등 언론사와 야당 대표 등에 대한 독설로 유명한 양정철(42) 홍보기획 비서관은 외대 84학번으로 NL계열인 자민통그룹의 영향하에서 활동하다가 87년 외대 자민투 위원장을 했고, 그후 반미청년회와 자민통 그룹이 공동으로 조직한 학투련(학살원흉 즉각퇴진과 노태우집권분쇄를 위한 학생투쟁연합)의 공동대표로 활동하였다.

2004년 노 대통령 측근비리사건으로 구속된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은 88년 고려대 총학생회 부회장 출신이다. 백원우(40·열린우리당 의원) 전 행정관도 고대 운동권 출신으로 노 대통령을 당선 전부터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다.

한때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했던 김종민(42) 씨는 서울대국문과 83학번으로 NL계열의 선전전문가로 활동하였다.

이외에도 김현(41) 보도지원비서관은 한양대 총학생회 간부 출신이고,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임상경(41) 기록관리비서관은 89년 숭실대 총학생회장, 김경수(39) 제1부속실 행정관은 서울대 총학생회 간부, 김정섭(41) 정무팀 행정관은 고려대 총학생회 간부, 이은영(36) 여론조사비서관실 행정관은 국민대 총학생회 간부, 유민영 대변인팀 행정관은 성균관대 총학생회 간부, 오승록 비서실장실(37) 행정관은 연세대 부총학생회장 출신이다. 1, 2급 비서관에 이어 3, 4급 행정관으로 내려오면 운동권 출신의 진출은 더욱 두드러진다.

노무현 정권의 386 세력들을 잘 아는 사람들은 과거 7-80년대 운동경력이 있는 선배들은 수면 위에 부상한 빙산의 일각이고, 그 밑에는 전대협 동우회를 비롯한 80년대 학생운동 출신들이 몸통으로 떠받치고 있는 형태라고 말한다.

정권 초기 청와대에 진출한 386들은 국회와 다른 정부부처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노무현 정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이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모색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과거 학생운동 경험에서 정책과 기획능력, 선전능력까지 갖춰 대중장악 능력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공직 경험까지 갖춘 청와대 386 출신들이 노무현 정권이 마감한 이후에도 어떤 모습으로든 정치적 재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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