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 자주외교 현실성 없는 소리”

▲ 23일 저녁 열린 ‘북한인권포럼’에서 신지호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한미일 남방(南方) 3각동맹’을 냉전시대의 산물이며, 한국의 선택에 따라 동북아 질서가 재편될 것”이라는 22일 발언은 현실성 없는 주장일 뿐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주최로 23일 저녁 명지빌딩 20층에서 열린 ‘북한인권포럼’ 세 번째 강사로 참석한 <자유주의연대> 신지호 대표는 한반도 통일, 외교정책에 대한 강연에 앞서 노 대통령의 22일 발언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 <자유주의연대> 신지호 대표

신지호 대표는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균형자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양쪽 국가로부터 요청을 받거나, 자신의 선택에 따라 국제적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한국은 이 두 가지 중 어디에 해당하는 것인지 신중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도 지금은 스스로의 힘을 강화할 때라고 생각하고, 경제발전을 위해 미국과 협조체제를 취하고 있다”며 “4대 강국 사이에 끼어 있고, 분단이라는 불안정성까지 갖고 있는 한국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지에 대한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노 대통령의 자주외교 발언은 그 의도는 좋지만, 어떠한 결과를 낳게 될지 내다보지 못하는 주장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미관계 악화, 한국 고립 초래

첫째로,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국과의 관계가 경직될수록, 동북아시아 지역의 요충지를 일본으로 삼아, 일본과의 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며, 이것은 일본의 우경화를 초래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중국의 경우도 한반도의 통일보다는 북한에 친중(親中) 정권을 수립하는 것을 최선의 목표로 삼을 것이라면서, 이때 한국 단독의 힘으로 북한 정권 붕괴 후 중국으로의 흡수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독일 통일을 예로 들며, 국가의 이익을 위한 전략적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했다.

17년간 서독의 외무장관을 역임했던 한스 디트리히 겐셔(Genscher, Hans-Dietrich)는 독일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미국과 아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이로 인해 프랑스와 독일의 격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소련과의 협상 아래 통일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설명하며, 현재 우리 정부에는 겐셔 외무장관 같은 지략가가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즉, 북한 정권 붕괴 후 무조건적인 통일이 이뤄질 것이라는 생각은 우리의 단순한 희망사항일 뿐이며, 한반도 통일이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이 가장 최선의 것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 ‘사이비 민족공조’

한편, 신 대표는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을 ‘사이비 민족공조’로 규정하며, 북한 정권과 인민을 분리해 북한 인민을 대상으로 하는 ‘진정한 민족공조’를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햇볕정책을 7년간 시행한 결과, 북한에 엄청난 현금지원이 이뤄졌지만, 이것이 북한 민생경제에 흘러가지 않고, 북한의 독재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만 이용되었다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정치, 경제 등 전반적인 면에서 북한체제의 내구성이 약해지고 있다면서, 3년 후 한국에 어떤 정부가 들어설지에 따라 북한 정권의 수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