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 인권 이중잣대 이대로 안된다

▲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보고

정부 당국자는 61차 유엔인권위에서 대북인권결의안 표결과 관련, “투표 입장 설명발언을 통해 우려를 표명함과 동시에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한 뒤 기권투표할 예정”이라고 14일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당국자는 15일로 예정된 유엔인권위 대북 결의안 표결에서 밝힐 우리 정부의 발언문을 공개하고 “우리 정부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남북간 신뢰구축을 조화롭게 추진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며 “작년에 북한 인권결의안에 기권한 것은 이러한 남북관계의 특수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발언문은 또 “북한 인권상황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 스스로 변화해 국제사회에 동참하고 인권상황을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는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지원하고 인도적 지원과 협력을 계속함으로써 북한 인권 증진에 도움을 주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인권위, 어디에 쓰려는가?

한국 정부는 지난 2년간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서 남북관계의 특수성 등을 이유로 불참하거나 기권을 선택했다. 올해도 예상했던 대로(?) 기권 방침이 확인되었다. 기권 이유도 매한가지다. “북핵문제와 화해ㆍ협력을 지향하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 인권결의안 표결로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현대사회에서 인권은 국경, 인종, 사상이나 신념, 종교, 연령이나 성을 넘어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편적인 가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과거 군사권위주의 정부 아래서 일어났던 여러 사건에 대한 정부와 민간 차원의 다양한 조사와 재조사도 이러한 ‘인권’의 명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일이다.

그런데 피가 튀기는 공개처형 장면을 가족에까지 강제로 보게 하는 공개처형이나 어린이에서 노인까지 20만 명을 수용하고 있는 정치범수용소, 10만에 달하는 탈북자와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 등은 무엇을 기준으로 말해야 할 것인가.

인권을 국정의 주요 기치로 내세우고, 국민의 인권보호를 최고의 사명으로 삼는 정부기관으로 ‘국가인권위원회’까지 두면서, 봉건시대에나 견줄 수 있는 북한의 끔찍한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오로지 외면과 침묵으로 일관하는 사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노 대통령의 인권 이중성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독일방문을 앞두고 독일의 일간 <푸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과의 회견에서 최근 일본과의 역사, 영토문제를 둘러싼 불편한 관계에 대해 “침략과 가해의 과거를 영광으로 생각하는 사람들과 함게 산다는 것은 전 세계에 큰 불행”이라며 “일본의 태도는 인류사회가 함께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와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으로부터 불과 50여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이루어지는 현재진행형의 범죄행위는 “인류가 함께 추구해야 할 보편가치”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과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광범위하게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인권유린에 대한 최소한의 행위로서 유엔인권위 결의안 찬성표결에 인색한 한국 정부와 그 수장으로서 대통령의 이중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노 정부, 북한 주민 비판받을 것

노무현 정부는 북한인권문제는 “북한 스스로 인권을 개선해나가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갈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인도적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 명백히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이제 노 정부는 깨달아야 한다. 우리와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정권이 주민들의 인권개선은 커녕 핵보유와 공개총살, 끊임없는 공포와 탄압정치로 대응해왔다는 사실은 이미 전세계에 공개되고 확인되었다. 지금 이 시각 지구에서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명백한 사실을 무엇 때문에 노 정부만 애써 외면하는 것인가.

김정일 수령독재 정권과 북한 주민의 인권실현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 아무리 국제사회가 김정일 정권을 도와주어도 수령독재체제와 인권 실현은 병립이 불가능하다. 북한 주민의 인권실현을 위해서는 수령체제를 먼저 걷어내야 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노 정부는 이 원리를 모르고 있든가, 아니면 알고도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노무현 정부는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김정일 정권과 김정일에게 인질로 잡혀 있는 북한 주민들을 분리하는 대북정책으로 과감하게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실현하는 길이다. 그렇지 않으면 장차 2300만 북한 인민들로부터 김정일 독재정권과 야합한 노무현 정부라는 역사적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기홍/ 본지 발행인(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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