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발언 판단대상 3가지…선거중립 선거운동 참평포럼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평가포럼 특강을 두고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선관위에 제소하기로 했고, 4일 친노세력을 제외한 범여권도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다만, 한나라당의 선거법 위반 제소에 대해서는 열린당과 중도개혁신당은 부정적인 반응인 반면, 민주당은 긍정적 반응을 보여 차이를 보였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결과 노무현 대통령의 2일 참평포럼 강연과 관련된 법률검토가 마무리되는대로 이번 주 내에 선관위에 고발키로 했다”면서 “중앙선관위가 강력한 조치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고발 내용은 공직자로서의 선거 중립의무 위반, 선거운동 금지조항 위반, 참평포럼의 사조직 여부 등 3가지 부분이 될 것”이라며 “중앙선관위에서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을 ‘진시황’ ‘네로’ 등에 비유하고, ‘막말정치’ ‘무식한 사람’ 등의 거친 표현까지 동원해 거세게 비판했다.

강재섭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분서갱유로 언론을 탄압한 진시황과 도시를 불태워놓고 시를 읊는 네로가 생각난다”며 “중앙선관위는 즉시 대통령 선거법 위반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이어 “노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전략적 동거를 통한 정권연장에 골몰하고 있다”면서 “김 전 대통령은 ‘바람잡이’ 역할, 노 대통령은 ‘저격수’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황우여 사무총장도 “물러가는 대통령으로서 대선 정국에 말할 수 없는 악영향을 미치는 야당과 야당주자에 대한 발언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고, 김형오 원내대표도 “노 대통령의 막말정치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왔는데 앞으로는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무식한 사람이 용감하다는 말이 이런 데서 나온 것 같다”며 최근 언론에 대한 노 대통령의 ‘막말 정치’를 비판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공무원의 정치중립을 규정한 헌법,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는 선거법 82조를 명백히 위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전 시장 측 장광근 대변인은 “현 정권의 노골적인 ‘이명박 죽이기’ 움직임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비판했고, 박 전 대표는 “대선이나 정치에 개입하지 말고 마무리를 잘해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범여권 “부적절” 한 목소리…친노 “충분히 할 수 있다”

반면, 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열린우리당은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지만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대통합’ 과정에서 노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두기’를 시도했던 열린당으로선 이번 발언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선 이번 발언이 친노와 반노로 갈리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노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친노-비노 간에 완전히 등돌리기가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영달 우리당 원내대표는 4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 “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대통령이 되기 이전부터의 역사인식에서 나온 것 같다. 그것이 적절하냐, 부적절하냐 그리고 표현이 옳았느냐는 제가 말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며 난감해했다.

노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공격을 당한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 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정 전 의장 측은 “노 대통령이 보여준 대통합에 대한 회의적 시각은 너무나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비판했고 김 전 의장 측은 “현직 대통령이 어떻게 대통합에 대해 밤놔라 배놔라 할 수 있는가”라며 칼날을 세웠다.

중도개혁통합신당 양형일 대변인은 “대통령의 정치 개입 발언은 분명히 중립성 시비 대상”이라며 “대통령의 부적절한 처신에 국민은 실망을 넘어 이제는 (대통령을)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친노 성향의 백원우 열린당 의원은 “(강연과 내용은) 대통령이 충분히 할 수 있다. 미국은 현직 대통령이 자기 당 후보를 위해 모금활동, 유세까지 하지 않느냐”며 선거법 위반은 아니라고 옹호했다. 다른 친노 의원도 “대통령이 지지자들 앞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멘트였다”고 말했다.

범여권, 선거법 위반 여부 입장 갈려

그러면서도 범여권은 한나라당의 선거법 위반 제소에 대해서는 입장이 갈렸다.

최재성 열린당 대변인은 “‘대통령 입장에서 반론을 할 수 있다’는 청와대의 입장은 상식적이며, 선거법 위반 여부는 선관위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개혁신당 양형일 대변인도 “지나친 정치공세”라며 “대통령이 중립 의무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어떤 정책 현안에 대해서는 침묵으로만 일관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2004년 탄핵정국 당시 헌법재판소가 인정한 선거법 위반보다도 정도가 심하다”며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법률적으로 검토한다 해도 선거법 위반이 될 여러 조건 중에 ‘계속적∙반복적’ 조항이 있는데, 대통령은 처음 그 자리에 나간 것”이라며 “선거중립과는 무관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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